황건

이대 해부학교실 초빙교수, 인하의대 명예교수,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세계사' 저자
  • 사람

    [황건 칼럼] 3월 11일 김형곤 20주기…해부학교실에서 만났던 그의 웃음

    그는 웃고 있다. 의과대학생이 의사가 되기 위해 배우는 과목에는 해부학·생리학·병리학과 같은 기초의학과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 임상의학이 있다. 그 가운데 해부학은 Andreas Vesalius가 1543년 『De humani corporis fabrica(인체의 구조에 관하여)』를 저술한 이후 의학의 가장 중요한 기초 학문이 되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는 오래전부터 시신을 훼손하는 일을 금기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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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

    “기억은 사라지고 기록은 남는다”…학술발표를 저장해야 하는 이유

    영화 <사도 바울>. 바울(제임스 폴크너 분)은 체포되어 재판을 받고 사형 선고를 받은 채 감옥에서 처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감옥에 있는 바울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누가는 그들이 행한 회심의 역사와 선교 여행의 서사를 기록했는데, 이것이 바로 사도행전이 되었다. 이 기록은 결국 순교의 위기에 처한 기독교인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만약 누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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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얻어맞은 얼굴에도 자존심은 남는다…’감우재’와 ‘화령장’에서

    이른 새벽 첫 포성이 울린 지 불과 사흘 만에 수도가 무너졌다. 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950년 여름, 우리는 거의 매일 얻어맞으며 남쪽으로 밀려났다. 미군의 첫 지상부대였던 스미스부대(Task Force Smith)도 그 충격을 막아내지 못했고, 딘 소장(William F. Dean)도 대전 전투에서 포로가 되었다. 전선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훗날 권투선수 타이슨(Mike Tyson)이 말했듯이,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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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장군 진급자에 주는 ‘삼정검’…”칼을 받는 순간 시작되는 책임”

    삼정검검 삼정검과 부월, 그리고 장수의 판단: 칼이 상징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다 오늘 장군 진급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삼정검을 받았다는 뉴스를 보았다. 짧은 영상 속에서 장군은 두 손으로 검을 받아 들었다. 의식은 간결했지만 그 순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삼정검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국가가 장군에게 맡기는 책임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역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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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6.25순직종군기자 추념비 앞에서…”나는 무얼 걸고 쓰고 있나?”

    6.25전쟁 순직 종군기자들 약 한 달 전, 용산 전쟁기념관 UN실에서 한국전쟁 중 전사한 외국 종군기자들의 이름을 보았다. 그 숫자는 열여덟 명이었다. 이 이야기를 나와 같은 연배의 현역 기자에게 전했더니, 그는 파주 평화공원에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추념비’가 있으며 매해 추도식이 열린다고 알려주었다. 종군기자는 총 대신 공책과 카메라를 들고 전장을 기록하는 전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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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달은 젖지 않는다

    얼마 전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나오며 문득 소헌왕후를 떠올렸다. 단종의 할머니이자 세조의 어머니였던 소헌왕후(1395–1446). 만약 그녀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그토록 비극적인 역사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역사는 늘 한 사람의 부재 위에서 방향을 틀기도 한다. 엊그제는 대보름이었다. 점심에는 오곡밥이 나왔고, 응급수술을 마치고 나오며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둥글어야 할 달이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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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고양시 지축동 ‘해피밸리’…모병나팔이 울리던 계곡

    해피밸리의 눈물, ‘대니 보이’가 머문 낯선 땅의 기록요즘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전쟁 전적지를 찾아다닌다. 전쟁은 교과서 속 사건이 아니라, 아직 지워지지 않은 지형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도에서 ‘해피밸리 전투 전적지’를 찾았다. 1951년 1월 3~4일, 서울 북방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의 이 계곡에서 영국군, 그중에서도 아일랜드 출신 병사들이 치열한 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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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황건 칼럼] ‘숫자’ 아닌 ‘이름’으로…6·25순국청년들을 다시 부르다

    6.25 학생희생자 경주에서 열린 학회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은, 몇 해 전 보았던 영화 <포화 속으로>의 한 장면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총을 들던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또렷해졌다. 나는 그들이 서 있었던 자리, 포항여중을 직접 보고 싶었다. 정문 앞에는 ‘학도의용군 6·25 전적비’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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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韓日 두 ‘소헌’이 보여준 국가의 얼굴…질서와 근대화 사이에서

    경기도 여주의 영릉. 세종과 소헌왕후가 함께 있다 조선 세종비 소헌왕후와 日메이지 쇼켄 황후의 시대적 의미 역사에는 때때로 기묘한 대칭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나라, 서로 다른 세기에 살았던 두 여인이 같은 시호(諡號)를 공유한다. 조선 세종대왕의 비 소헌왕후와 일본 메이지시대의 황후 쇼켄 황후가 그들이다. 두 사람 모두 ‘昭憲’, 곧 ‘밝은 덕을 드러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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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월미도’ 단상…”전쟁은 총으로만 치러지지 않는다..

    오늘 월미도 기억과 이야기의 형식으로도 치러진다”..같은 전투, 다른 이야기 우리나라에는 동명이인이 많다. 인터넷에서 이름을 검색하다 보면 전혀 다른 삶을 산 사람들이 함께 나타난다. 우연히 같은 이름의 소설가를 발견했고, 그가 1950년대 발표한 단편 ‘불타는 섬’을 알게 되었다. 작품은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나는 월미도 인근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기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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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당신에게 오후 5시는 어떤 의미입니까?

    AI 생성이미지 [아시아엔=황건 이화의대 초빙교수] 수술이 끝나고 붕대를 감을 때면 나는 등 뒤의 시계를 본다. 17시 전에 끝나면 교대하는 간호사들과 인턴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이 든다. 군에서는 17시에 모든 손이 바뀐다. 나는 그 전에 끝내주고 싶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냥 부지런히 하다 보면 대개 잘 끝난다. 병실에 올라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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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칼집에 새겨진 卍, 장수의 마음에 새겨진 부처

    이억기 장군의 검 [아시아엔=황건 이화대 의대 초빙교수] 지난 주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위대한 수군장군, 이순신’ 특별전을 찾았다. 전시실 한편에 임진왜란 당시 장수들이 사용하던 여러 검이 놓여 있었는데, 그중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바로 조선 수군의 명장 이억기 장군의 검집에 새겨진 금속 장식 ‘卍’이었다. 같은 시대의 다른 장수들의 검에는 보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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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황건 칼럼] ‘임무 완수’ 인간에 대한 존경…넬슨 제독과 헬기추락 순직 정상근·장희성 준위

    Guy Head, Rear-Admiral Horatio Nelson (1758-1805) 어제 나는 의무사령부 성요셉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여하였다. 며칠 전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두 준위의 영혼을 위한 미사였다. 기도하는 동안, 여러 해 전 방문했던 영국 그리니치 해양박물관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니치 천문대와 본초자오선이 지나는 그곳에는 세 개의 전시실이 있었다. 두 전시실은 영국이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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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좁은 해협에서 시험받은 여제독 아르테미시아의 리더십

    “리더십은 때로 박수 소리에 취약하다”요즘 한국과 미국에서는 여성 선장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대형 상선을 지휘하는 선장도 있고, 해군 함정을 이끄는 지휘관도 있다. 공수부대에는 여성 점프마스터가 있으며, 장군 계급장을 단 여성 지휘관도 존재한다. 이제는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을 2,500년 전으로 돌려보자. 그 시대에도 한 여성이 제국의 정규 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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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

    장진호전투의 ‘열린 얼굴’ 얀시 중위가 남긴 현대 턱얼굴외상 치료의 기원

    이 글은 군의관 황건(黃健) 박사(성형외과 전문의, 외상외과 세부전문의)가 2026년에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에서 발생한 악안면 총상 사례가 현대 턱얼굴외상 치료의 기원과 윤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 것입니다. 황건 박사는 “장진호 전투 7년 뒤인 1957년에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받고 수련한 의사로서, 그 얼어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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