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유월은 오월과 칠월 사이에 숨어 지내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고 그냥 지나간다. 유월에는 보라색 칡꽃이 손톱만 하게 피고 은어(銀魚)들도 강물에 집을 짓는다. 허공은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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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어머님 은혜’ 윤춘병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 넓고 넓은 바다라고
[오늘의 시] ‘입하’ 홍사성 “기다린 내 사랑도 이제부터 시작”
여름날 무더위는 오늘부터 시작 숲속 나뭇잎들 더 짙푸르기 시작 아까시꽃 향기에 꿀벌 날기 시작 기다린 내 사랑도 이제부터 시작
[오늘의 시] ‘조건’ 박노해···성공과 첫마음
첫마음은 성공을 통해 영글어 가고 성공은 첫마음을 통해 푸르게 빛난다
[오늘의 시] ‘진달래’ 이영도···4.19혁명 62돌 “그날 쓰러져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 날 쓰러져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 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오늘의 시] ‘있는 힘을 다해’ 이광국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 마리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늘의 시] ‘어떤 패착’ 권혁소 “한 사나흘 죽었다 깨어났으면 좋겠다”
나이 먹으면 그만큼 시를 잘 쓰게 될 줄 알았다 그렇게 믿고 기다린 것, 패착이었다 사랑에는 여유가 생기고 이별에는 무심할 줄 알았다 역시 패착이었다 옛 애인들의
[오늘의 시] ‘취나물 가격’ 임건수
나는 취나물 안 뜯을 겨 왜냐구? 내가 취나물을 뜯으면 취나물 가격이 내려가니께
[오늘의 시] ‘님은 먼 곳에’ 이대흠 “미칠 것 같은 날 꽃 피어”
미칠 것 같은 날 꽃 피어 이대로 살수 없을 것 같은 봄날 세상의 가시들이 다 내게로 향하는 것 같은 이 황홀함… 나무들 저 검은 몸
[오늘의 시] ‘중년 여자의 노래’ 문정희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버려 노브라 된 가슴”
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구두도 낮기만 해서 코까지 치켜들며 돌아다녔는데 낮고 편한 신발 하나 되는대로 끄집어도 세상이 반쯤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오늘의 시] ‘닭과 詩人’ 조영욱?”대한민국 김관식 시인은”
시인은 닭과 교감한다 비록 하늘이 내려준 야성 잃고 갑갑한 닭장에 갇혀 퇴화한 날개 푸드득거려 때아닌 홰를 칠망정 신성마저 잃은 건 아니다 어둠이 더 깊은 어둠으로
[오늘의 시] ‘만년필’ 김광협 “自由에 대해서는 성실하고 價値에 대해서는 민감하다”
이것은 나의 倫理이며 괴로움이다. 自由에 대해서는 성실하고 價値에 대해서는 민감하다. 가끔 빈 방황에서 돌아와 울기도 한다. 이것은 나의 모든 착오이며 孤獨이다. *이 시는 1973년 당시
[오늘의 시] ‘눈부신 삶의 깃발’ 박노해 “사랑의 투혼으로 빛나는 빨래들”
지상의 어디서나 소리 없이 나부끼는 빨래는 내겐 어떤 국기보다 빛나는 평화의 깃발이다 정직한 노동의 땀방울을 씻어내고 사나운 폭격의 핏방울을 씻어내고 고단한 마음의 얼룩까지 씻어내고 비록
[오늘의 시] ‘손을 펴라’ 박노해 “한 번 크게 놓아버려라”
원숭이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토착민들은 이 영리한 원숭이를 생포할 때 가죽으로 만든 자루에 원숭이가 제일 좋아하는 쌀을 넣어 나뭇가지에 단단히 매달아 놓습니다 가죽 자루의 입구는 좁아서
[오늘의 시] ‘기다리는 시간’ 서정홍 “마음 놓고 베풀 수 있는 것은”
나는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 좋다. 사람을 기다리다 보면 설레는 마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만나기로 한 사람이 오지 않으면 여러 가지 까닭이 있겠지 생각한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