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가 날아가도 손 흔들어주고 사람이 지나가도 손 흔들어주고 남의 논 일을 하면서 웃고 섰는 허수아비 풍년이 드는 해나 흉년이 드는 해나 ―논두렁 밟고 서면― 내
Tag: 오늘의 시
[오늘의 시] ‘땡볕의 노래’ 정연복 “시원한 바람이여 불어와 어서 불어와”
더워 죽겠다고 날 너무 미워하지 말라 솔직히 나도 더워서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나를 피해 그늘의 품에 들 수도 있지만 나는 온몸이 그대로 활활 불덩이나 마찬가지.
[오늘의 시] ‘아득한 성자’ 조오현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오늘의 시] ‘여름에는 저녁을’ 오규원 “달빛을 깔고 먹는다”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마당위에는 멍석 멍석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마을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달빛에 잠기고 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오늘의 시] ‘내?슬픈 날에 오거든’ 남찬순 “길모퉁이 돌다가 우연히 마주칠지”????
친구 내 슬픈 날에 오거든 빈 손으로 오게 꽃 한 송이도 큰 짐이고 눈물 한 방울도 내 가슴에는 돌덩이네. 친구 함께 부를 노래나 한 자락
[6월 보름, 오늘의 시] ‘소금엣밥’?김종제 “가난한 저녁 한끼 얻어 먹었다”
혹, 드셔 본 적 있으신가 풀뿌리 찾아먹는 그리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었건만 보름달 뜨기 전에 한 번은 꽁보리밥 한 그릇에 소금을 달랑 반찬으로 내놓으셨다 한
[오늘의 시] ‘광야’ 이육사 “큰 강물이 드디어 길을 열었다”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하여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친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오늘의 시] ‘우리들은 지지않았다’ 이도윤 “붉은 함성으로 더 뜨거운 세상을 울리자”
우리는 지지않았다 북소리 높여라 장미같은 피들아 너는 이미 낡은 역사위를 딛고선 나의 푸른 발… 머리 떨구지마라… 너는 결코지지않았다 우리 붉은 함성으로 더 뜨거운 세상을 울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