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만해마을에 있는 만해 한용운 선생 흉상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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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비출 듯 가린다’ 박노해 “어두운 밤길을 작은 등불 하나”
어두운 밤길을 작은 등불 하나 비추며 걷는다 흔들리는 불빛에 넘어져 그만 등불이 꺼져 버렸다 순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빛나는 밤하늘 별빛을 보았다 언제부터 내
[오늘의 시] ‘답십리 무당집’ 민영 “낭자, 내 신수 좀 봐주슈 하면”
어미 무당이 세상을 떠나자 열일곱 살 난 딸이 그 뒤를 이었다. 어렸을 때 열병으로 눈이 멀었다는 딸 무당은 얼굴 희기가 배꽃 같았다 점치러 온
[오늘의 시] 백중···시인 백석은 ‘칠월백중’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마을에서는 세불 김을 다 매고 들에서 개장취념을 서너 번 하고 나면 백중 좋은 날이 슬그머니 오는데 백중날에는 새악시들이 생모시치마 천진푀치마의 물팩치기 껑추렁한 치마에 쇠주푀적삼 항라적삼의
[오늘의 시] ‘처서 지나서’ 이상원 “어제는 이미 없고 빈 그 공간을 잠자리···”
어제는 이미 없고 빈 그 공간을 잠자리, 볼 붉은 채 무심히 떠 있다 햇살은 하얀 포말 가벼이 날개짓에 부서지고 떠나가는 것들의 집은 어디인가
[오늘의 시]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박노해 “때인가? 능能인가? 뜻인가?'”
그토록 애써온 일들이 안 될 때 이렇게 의로운 일이 잘 안 될 때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뜻인가” 길게 보면 다 하늘이 하시는 일인데 이 일이
[오늘의 시] ‘비를 맞으며’?서정윤 “오늘만은 실컷 울어도 좋으리”
살아 있다는 것으로 비를 맞는다 바람조차 낯선 거리를 서성이며 앞산 흰 이마에 젖는다 이제 그만 흘러가는 대로 맡겨 두자 태양은 숨어 있고 남루한 풀잎만 무거워진다
[오늘의 시] ‘나그네’ 박목월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오늘의 시] ‘로또를 포기하다’ 복효근 “나는 갑부가 되지 말아야겠다”
똥을 쌌다 누렇게 빛을 내는 굵은 황금 똥 깨어보니 꿈이었다 들은 바는 있어 부정 탈까 발설하지 않고 맨 처음 떠오르는 숫자를 기억해두었다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늘의 시, 칠월칠석] ‘견우 직녀’ 심재기 “저 멀리 강 건너 영원한 우리 사랑”
저 멀리 강 건너 사무치게 그리운 님 그리움 알알이 날줄 씨줄 엮어서 은하수 강물에 흘려흘려 띄웠네 칠석날 기다리며 한숨으로 띄웠네 은하수 동별궁 베를 짜는 그리운
[오늘의 시, 광복절] ‘1945년 8월 15일’ 임종호 “송아지가 껑충대던 날”
그날은 처음으로 해가 동녘에서 떠오르던 날 닭이 홰를 치던 날 송아지가 껑충대던 날 그날은 우리 아가가 웃어대던 날 아 그날에 만세가 있었네 하도 마음이 격해서
[오늘의 시] ‘태풍’ 김상용 “파괴의 폭군! 그러나 세척과 갱신의 역군(役軍)아”
죽음의 밤을 어질르고 문을 두드려 너는 나를 깨웠다. 어지러운 명마(兵馬)의 구치(驅馳) 창검의 맞부딪힘, 폭발, 돌격! 아아 저 포효(泡哮)와 섬광! 교란(攪亂)과 혼돈의 주재(主宰)여 꺾이고 부서지고, 날리고
[오늘의 시] ‘엑스트라’ 정해종 “모든 필연을 우연으로 가장해야 한다”
그냥 지나가야 한다 말 걸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모든 필연을 우연으로 가장해야 한다 누군가 지나간 것 같지만 누구였던가 관심두지 않도록 슬쩍 지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박노해 “시련의 시간을 통해 단련시키듯”
시간은 모든 것을 쓸어가는 비바람 젊은 미인의 살결도 젊은 열정의 가슴도 무자비하게 쓸어내리는 심판자이지만 시간은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거장의 손길 하늘은 자신이 특별히 사랑하는 자를 시련의
[오늘의 시] ‘투루판’ 홍사성 “여름 평균기온 54도···그동안 나는 불평이 너무 많았다”
해발 마이너스 154미터 연간 강수량 30밀리 여름 평균기온 54도 그동안 나는 불평이 너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