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애인에겐 눈길조차 주지 마라 삼백예순다섯 여인이 줄을 서 기다리는데 설렘도 기대도 없다면 넌, 사내도 아니다 # 감상노트 사람도 어제처럼 가버릴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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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건너편 의자’ 최명숙 “방화발 마천행 열차가 떠나기를 기다리면서”
방화발 마천행 열차가 떠나기를 기다리면서 건너 편 빈 의자를 바라다본다. 일곱 자리 중 빈 자리 둘, 어느 역에서 온 그 누가 와서 앉을까 얼마나 많은
[오늘의 시]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 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감기고
[오늘의 시] ‘성탄 전야’ 김선화 “‘나홀로 집에’ 남겨진 너와 함께 하실”
벽난로 불 밝히고 창밖엔 눈이 오고 우리 따뜻하라고 창밖엔 눈이 오고 언제든 내 품에 달려와 언 마음 안기라고 내 몸 어디에 가시 있나 살펴도 보고
[오늘의 시] ’12월’ 이외수 “가난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떠도는 그대 영혼 더욱 쓸쓸하라고 눈이 내린다 닫혀 있는 거리 아직 예수님은 돌아오지 않고 종말처럼 날이 저문다 가난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그대 더욱 목메이라고
[오늘의 시] ‘운동회는 끝나고’ 박기섭 “그 소리 며칠은 간다 그 냄새도 그렇다”
텅 빈 운동장에 가득한 함성 소리 교문 쪽 담장 가를 떠도는 국밥 냄새 그 소리 며칠은 간다 그 냄새도 그렇다 # 감상노트 어느 산골
[오늘의 시] ‘시’ 김양희 “굴뚝의 연기가 오늘 일기를 쓰네”
굴뚝의 연기가 오늘 일기를 쓰네 별님 달님 보라고 모두 다 공개하네 일기는 비밀이잖아 연기가 구부러지네 감상노트 굴뚝이 있는 마을. 거기 저녁 짓는 연기가
[오늘의 시] ‘한글날 노래’ 최현배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이 글로
[오늘의 시] ‘개천절’ 정인보 “이날이 시월 상달에 초사흘이니”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백두산 높은 터에 부자요 부부 성인의 자취 따라 하늘이
[오늘의 시] ‘침목’ 조오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토막 침목”
아무리 더러운 세상을 만나 억눌려 산다 해도 쓸모 없을 때는 버림을 받을지라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 토막 침목인 것을, 연대인 것을 영원한
[오늘의 시] ‘농무’ 신경림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오늘의 시] ‘추석전야, 어머니’ 김영재 “섬진강, 그 가난한 마을 속으로”
섬진강, 그 가난한 마을 속으로 밤기차가 지나간다. 섬진강, 그 가난한 마을 속으로 마지막 버스가 지나간다 내 설움, 여기쯤에서 그만둘 걸 그랬다
[오늘의 시] ‘너의 이름을 부르면’ 신달자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 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오늘의 시] ‘요즈음은’ 곽문환 “문득 하늘을 보면 눈물 울컥 솟을 때가 있다”
맑은 하늘을 보다가 눈물 한 점 울컥 솟을 때가 있다. 신문 기사를 보다가 병원 밖을 나오는 가난한 소녀를 보다가 멀리 흔들리는 유령 같은 불빛을 보다가
[오늘의 시] ‘레퀴엠’ 김창수 “어머니 영전에 울지 않으리라”
나 울지 않으리라 어머니 영전에 울지 않으리라 가슴으로도 넋을 놓고도 결코 울지 않으리라 당신 길 마음 놓고 가시라고 목울음 한 번만 꿀떡 삼키고 눈으로만 울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