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달력을 새로 걸며’ 임채성 “설렘도 기대도 없다면 넌, 사내도 아니다”
등 돌린 애인에겐
눈길조차 주지 마라
삼백예순다섯 여인이 줄을 서 기다리는데
설렘도 기대도 없다면
넌,
사내도 아니다
# 감상노트
사람도 어제처럼 가버릴 수 있지. 어제는 등 돌린 세상이지. 등 돌린 세상은 돌아보지 말기. 달력을 새로 걸며 어제라는 속박을 풀며 얻는 생생한 자유. 버리고 얻는 삼백예순다섯 날 그 무변(無邊)의 자유와 무변의 가능성. 없는 어제는 근심하지 않기. 다만 설레는 지금 이 순간이 우리 앞에 있으니.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