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자 어떻게 한번 빼요 힘 한번 버려 힘 힘들게 붙잡고 있는 걸 한번 놓으면 돼 힘은 내는 것이 아니라 돌리는 것 있는 힘을 제대로 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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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대서'(7.23) 홍사성 “염소뿔도 녹아내리는 중”
찜통 속에 애호박 넣은 듯 흐물거리는 한낮 나무기둥 부러뜨리는 염소뿔도 녹아내리는 중 나 대신 더워줄 사람 천지사방 어디에도 없으니 더운 땀 한 말 쯤 쏟아도
[오늘의 시] ‘고요히 고요히’ 박노해
고요히 고요히 가을은 고요히 햇살은 고요히 씨앗처럼 고요히 산맥처럼 고요히 고요히 고요히 상처는 고요히 성숙은 고요히 별들처럼 고요히 희망처럼 고요히 고요히 고요히 여행은 고요히 길들은
[오늘의 시] ‘감사하다’? ?정호승
태풍이 지나간 이른 아침에 길을 걸었다 아름드리 프라타너스나 왕벚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 처참했다 그대로 밑동이 부러지거나 뿌리를 하늘로 드러내고 몸부림치는 나무들의 몸에서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계속
[오늘의 시] 백로(白露) 홍사성
태풍 몇 지나가자 겨드랑이 서늘하다 풀벌레 울음소리 창문타고 넘어오는데 흰 이슬 무슨 뜻 있어 맺혀있는 초가을
[오늘의 시] ‘시마詩魔’ 이병기(1891~1968)
그 넓고 넓은 속이 유달리 으스름하고 한낱 반딧불처럼 밝았다 꺼졌다 하여 성급한 그의 모양을 찾아내기 어렵다 펴 든 책 도로 덮고 들은 붓 던져두고 말없이
[오늘의 시] ‘백일홍 붉은 그늘’ 장옥관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왔네 핏발 선 눈 그 사람 돌아왔네 빈 마을 온종일 쑤시고 다녔네 백일홍 고목만 더욱 붉었지 꽃상여 타는 강 위로 흘러가고 늙은
[오늘의 시] ‘신발 깔창’ 박노해
신발 끈을 묶고 정원 일을 나서는데 어라, 새로 산 신발 깔창이 반항한다 깔창을 꺼내 보니 날 빤히 바라보며 밟히기 싫다구, 나 밟히기 싫다구요 그래, 안다
[오늘의 시] ‘섬집아기’ 한인현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이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오늘의 시] ‘침목’ 조오현 “끝끝내 받쳐온 이 있어”
아무리 어두운 세상을 만나 억눌려 산다 해도 쓸모없을 때는 버림을 받을지라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 토막 침목인 것을, 연대인 것을 영원한 고향으로
[오늘의 시] ‘한계선’ 박노해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오늘의 시] ‘고 짧은 동안에’?공재동 “장맛비 그치고 잠시”
장맛비 그치고 잠시 햇살이 빛나는 동안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잎사귀에 고인 빗물을 쓸어내리고 새들은 포르르 몸을 떨며 젖은 날개를 말린다. 해님이 구름 사이로 반짝 얼굴
[오늘의 시] ‘나랑 함께 놀래?’ 박노해
어린 날 나에게 가장 무서운 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것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것도 아니었네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거였네 세 살 많은 영기가
[오늘의 시] ‘단오날 감회'(端午日有感) 정도전
野父田翁勤酒頻(야부전옹근주빈) 謂言今日是良辰(위언금일시양진) 頻然醉臥茅?下(빈연취와모첨하) 還愧醒吟澤畔人(환괴성음택반인) 시골 한 노인 내게 다가와 술 권하면서 오늘은 단오, 좋은 날이라 일러 주네 한잔 두잔 만취해 띠집에 누웠다가 깨어나 둘러보니 아뿔사
[오늘의 시] ‘첫마음을 가졌는가’ 박노해
첫인상을 남길 기회는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첫사랑의 떨림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첫마음을 새길 시기는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좌우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