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나무에 매달려 푸른 이파리 흔들던 단풍잎 바람 불자 낙엽으로 떨어지면서 인사말 건넵니다 그동안 보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가을은 이별도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Author: 홍사성
[오늘의 시] ‘불청치우'(不請之友) 홍사성…”우산을 같이 쓰면 세상이 바뀐다”‘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손가방을 머리에 이고 빠르게 걸어가는데 ‘아저씨 같이 쓰고 가요’ 하면서 누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힐끗 쳐다보니 앳된 처녀가 활짝
[오늘의 시] ‘살다 보면’ 홍사성
감당 못할 것도 감당해야할 때가 있다 힘든 것도 참고 버텨야할 때가 있다 저 꽃도 그렇게 견뎌 꽃피고 있다
[오늘의 시] ‘가을 바다’ 홍사성
그 즐겁던 웃음소리 어디론가 사라지고 텅 빈 백사장은 주인없는 발자국만 어지럽다 갈매기 끼룩거리며 무슨 기미 살피는데 썰물처럼 떠난 사람들 돌아올 기약 아직 없다
[오늘의 시] ‘귀뚜라미 우는 소리’ 홍사성
잠시 열어둔 창문 사이로 귀뚜라미 한 마리 들어왔다. 책상 위에 올라앉아 귀뚤거리기에 무슨 말 하는지 들어봤더니 어느새 가을이 왔다고, 지난 여름은 얼마나 잘 살았냐고, 후회되는
[오늘의 추모시] 낙엽 ‘홍사성’
낙엽은 가을에만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언제든 인연 다하면 허망하게 떨어집니다 오늘도 나뭇잎 하나 속절없이 떨어졌습니다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낙엽같은 인생입니다
[홍사성 시인의 24절기] 소서
불볕더위 시작되니 더위 먹지 마소서 장대비 쏟아질 때니 대비 철저하소서 잡초 무성하니 부지런히 김매 주소서 일손 바쁘니 손님 가는 일 삼가하소서 불쾌지수 높을 때니 서로
[오늘의 시] ‘망종'(芒種) 홍사성
보리 베고 모내기 끝냈으니 심어야 할 건 딱 한가지 옥수수 푸른 키 키우듯 그대 가슴에 분홍사랑 심는 것 먹뻑꾹 그립게 울 때 마주보며 웃는 일
[오늘의 시] ‘성불한 꽃’ 홍사성
가난한 암자에도 불두화가 피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쯤 때맞춰 피는 꽃입니다 올해는 열일곱 분이 오셔서 성불했습니다
[오늘의시·부처님오신날] ‘문제적 사나이’ 홍사성
사랑도 집착도 허망한 줄 깨닫고 괴롭고 힘든 생로병사 사슬에서 벗어났다 사람들이 받드는 헛신을 부정하고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제도를 반대했다 탐욕 분노 미망 그 반대쪽 길만
조오현 스님의 ‘방할’…엮은이의 말
5월 31일은 무산 조오현 스님(1932~2018년) 5주기입니다. 스님은 이런 임종게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 보니 온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스님은 또
[오늘의 시] ‘소만'(小滿) 홍사성
무논에 물 들어차니 개구리 울음 요란합니다 맘껏 자란 보리밭은 푸른 물결 넘실거립니다 금계국 넝쿨장미가 돌담 옆에 활짝 폈습니다 짝짓는 들꿩 소리가 뒷산 가득 울려퍼집니다 아직은
[오늘의 시] ‘곡우’ 홍사성
곡우에 비오시니 산천이 짙푸르다 올해도 풍년들어 격양가 부르려나 산꿩이 울고간 자리 꽃비가 흩날린다
[오늘의 시] ‘청명’ 홍사성
깍깍깍 아침부터 까치가 울어댑니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따뜻합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꽃소식이 무성합니다 오늘은 마른 땅 적셔줄 봄비가 온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