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손가방을 머리에 이고 빠르게 걸어가는데 ‘아저씨 같이 쓰고 가요’ 하면서 누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힐끗 쳐다보니 앳된 처녀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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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손가방을 머리에 이고 빠르게 걸어가는데 ‘아저씨 같이 쓰고 가요’ 하면서 누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힐끗 쳐다보니 앳된 처녀가 활짝
감당 못할 것도 감당해야할 때가 있다 힘든 것도 참고 버텨야할 때가 있다 저 꽃도 그렇게 견뎌 꽃피고 있다
그 즐겁던 웃음소리 어디론가 사라지고 텅 빈 백사장은 주인없는 발자국만 어지럽다 갈매기 끼룩거리며 무슨 기미 살피는데 썰물처럼 떠난 사람들 돌아올 기약 아직 없다
잠시 열어둔 창문 사이로 귀뚜라미 한 마리 들어왔다. 책상 위에 올라앉아 귀뚤거리기에 무슨 말 하는지 들어봤더니 어느새 가을이 왔다고, 지난 여름은 얼마나 잘 살았냐고, 후회되는
낙엽은 가을에만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언제든 인연 다하면 허망하게 떨어집니다 오늘도 나뭇잎 하나 속절없이 떨어졌습니다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낙엽같은 인생입니다
불볕더위 시작되니 더위 먹지 마소서 장대비 쏟아질 때니 대비 철저하소서 잡초 무성하니 부지런히 김매 주소서 일손 바쁘니 손님 가는 일 삼가하소서 불쾌지수 높을 때니 서로
보리 베고 모내기 끝냈으니 심어야 할 건 딱 한가지 옥수수 푸른 키 키우듯 그대 가슴에 분홍사랑 심는 것 먹뻑꾹 그립게 울 때 마주보며 웃는 일
가난한 암자에도 불두화가 피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쯤 때맞춰 피는 꽃입니다 올해는 열일곱 분이 오셔서 성불했습니다
사랑도 집착도 허망한 줄 깨닫고 괴롭고 힘든 생로병사 사슬에서 벗어났다 사람들이 받드는 헛신을 부정하고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제도를 반대했다 탐욕 분노 미망 그 반대쪽 길만
5월 31일은 무산 조오현 스님(1932~2018년) 5주기입니다. 스님은 이런 임종게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 보니 온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스님은 또
무논에 물 들어차니 개구리 울음 요란합니다 맘껏 자란 보리밭은 푸른 물결 넘실거립니다 금계국 넝쿨장미가 돌담 옆에 활짝 폈습니다 짝짓는 들꿩 소리가 뒷산 가득 울려퍼집니다 아직은
곡우에 비오시니 산천이 짙푸르다 올해도 풍년들어 격양가 부르려나 산꿩이 울고간 자리 꽃비가 흩날린다
깍깍깍 아침부터 까치가 울어댑니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따뜻합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꽃소식이 무성합니다 오늘은 마른 땅 적셔줄 봄비가 온다 합니다
가을이 물든 들판에 나갔더니 누렇게 익은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뻣뻣한 것들도 더러 보였는데 거의가 쭉정이거나 덜 익은 것들이었습니다 나는 어떤지 잠시 돌아봤더니 아직은 좀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