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베고 모내기 끝냈으니 심어야 할 건 딱 한가지 옥수수 푸른 키 키우듯 그대 가슴에 분홍사랑 심는 것 먹뻑꾹 그립게 울 때 마주보며 웃는 일

보리 베고 모내기 끝냈으니 심어야 할 건 딱 한가지 옥수수 푸른 키 키우듯 그대 가슴에 분홍사랑 심는 것 먹뻑꾹 그립게 울 때 마주보며 웃는 일
가난한 암자에도 불두화가 피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쯤 때맞춰 피는 꽃입니다 올해는 열일곱 분이 오셔서 성불했습니다
사랑도 집착도 허망한 줄 깨닫고 괴롭고 힘든 생로병사 사슬에서 벗어났다 사람들이 받드는 헛신을 부정하고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제도를 반대했다 탐욕 분노 미망 그 반대쪽 길만
5월 31일은 무산 조오현 스님(1932~2018년) 5주기입니다. 스님은 이런 임종게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 보니 온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스님은 또
무논에 물 들어차니 개구리 울음 요란합니다 맘껏 자란 보리밭은 푸른 물결 넘실거립니다 금계국 넝쿨장미가 돌담 옆에 활짝 폈습니다 짝짓는 들꿩 소리가 뒷산 가득 울려퍼집니다 아직은
곡우에 비오시니 산천이 짙푸르다 올해도 풍년들어 격양가 부르려나 산꿩이 울고간 자리 꽃비가 흩날린다
깍깍깍 아침부터 까치가 울어댑니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따뜻합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꽃소식이 무성합니다 오늘은 마른 땅 적셔줄 봄비가 온다 합니다
가을이 물든 들판에 나갔더니 누렇게 익은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뻣뻣한 것들도 더러 보였는데 거의가 쭉정이거나 덜 익은 것들이었습니다 나는 어떤지 잠시 돌아봤더니 아직은 좀더
가다가 막히면 돌아서 흘러갑니다 깊고 넓어질수록 소리 낮춰 흘러갑니다 강물은 바다를 향해 그렇게 흘러갑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천년을 기다렸습니다 뻘밭에 그리움 묻고 하루씩 몸 삭혔습니다 드디어 독향들 다 빠져나가 은은해진 향기 외줄기 향연香煙은 당신을 위해 타오릅니다
깍깍깍 아침부터 까치가 울어댑니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따뜻합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꽃소식이 무성합니다 내일은 마른 땅 적셔줄 봄비가 온답니다
러시아의 포격으로 화염이 솟고 건물이 무너진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떠나는 아빠는 어린 딸을 안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차마 포옹을 풀지 못한 연인들은 오래오래 눈물만 흘립니다. 오, 이럴
설악산에서 사십오년 지게만 진 임기종씨 장애인 아내와 살면서 일억 넘게 기부했다 품삯은 한번 올라갈 때마다 팔천원 남짓 따져보니 만번도 넘게 지게질한 값이었다
앙상한 나뭇가지 끝 생바람 지나가는 풍경 차갑다 벌레 한 마리 울지 않는 침묵의 시간 물소리도 오그라든 얼음장 밑 숨죽인 겨울 적막 깊다 참고 더 기다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