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불청치우'(不請之友) 홍사성…”우산을 같이 쓰면 세상이 바뀐다”‘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손가방을 머리에 이고
빠르게 걸어가는데
‘아저씨 같이 쓰고 가요’ 하면서
누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힐끗 쳐다보니 앳된 처녀가
활짝 웃으며 옆으로 다가왔다
청하지도 않았는데 선뜻
친구가 되어준 천사같은 그녀!
목소리는 어찌 그리 맑고
얼굴은 또 얼마나 예쁘던지
세상이 엉망이라고 늘 혀를 차던
나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우산을 같이 쓰면 세상이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