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시’ 김양희 “굴뚝의 연기가 오늘 일기를 쓰네”

굴뚝의 연기가 오늘 일기를 쓰네

별님 달님 보라고 모두 다 공개하네

일기는 비밀이잖아

연기가

구부러지네

굴뚝은 소통이다. 집 안과 밖의 소통이며 동심을 산타와 연결해주는 통로다

 

 

감상노트

굴뚝이 있는 마을. 거기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나 보다. 바보같이 온몸으로 제 힘껏 쓰는 일기를 모두 다 보는 줄도 모르고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 아니다. 굴뚝의 연기는 날 좀 보라고 나 여기 있다고 온몸으로 저를 드러내고 있는 거다. 그것도 모르고 시인은 연기에게 일기는 비밀이라고 일러준다. 주술(呪術)에 걸린 연기가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홍성란 시인·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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