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운동회는 끝나고’ 박기섭 “그 소리 며칠은 간다 그 냄새도 그렇다”

텅빈 운동장엔 그림자도 짧게 드리울 뿐

텅 빈 운동장에
가득한 함성 소리

교문 쪽 담장 가를
떠도는 국밥 냄새

그 소리 며칠은 간다
그 냄새도 그렇다

 

# 감상노트

어느 산골 초등학교일까. 흙먼지 이는 운동장에서 청군 백군 줄다리기도 하고, 오자미로 바구니 먼저 터뜨리기도 하고. 이런 운동회는 지금도 마을 단합(團合) 대회라 학교담장 가에는 큰 솥에 국밥도 끓이고 떠들썩하지. 목청껏 응원하던 온 동네사람들. 운동회는 끝났어도 그 국밥 냄새 그 힘은 며칠은 가지. (홍성란 시인·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