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침목’ 조오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토막 침목”
아무리 더러운 세상을 만나 억눌려 산다 해도
쓸모 없을 때는 버림을 받을지라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 토막 침목인 것을, 연대인 것을
영원한 고향으로 끝내 남아 있어야 할
태백산 기슭에서 썩어가는 그루터기여
사는 날 지축이 흔들리는 진동이 있는 것을
보아라, 살기 위하여 다만 살기 위하여
얼마만큼 진실했던 뼈들이 부러졌는가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파묻혀 사는가를
비록 그것이 군림에 의한 노역일지라도
자칫 붕괴할 것 같은 내려 앉은 이 지반을
끝끝내 받쳐온 이 있어
하늘이 있는 것을, 역사가 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