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하며 우리는 언니뒤를 따르렵니다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배우고 얼른자라서 새나라의 새일꾼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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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김대중’ 정희성 “그대는 나에게 한이고 아쉬움”
서둘러 그대를 칭송하지 않으리 이승의 잣대로 그대를 잴 수야 없지 그대는 나에게 한이고 아쉬움 이 아쉬움은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지만 그대는 처음
[오늘의 시] ‘300년’ 박노해 “이 나이가 되도록 집도 없이 떠다니는 나는”
이삿짐을 꾸리다 슬퍼지는 마음 언제까지 이렇게 떠다녀야 하나 반지하 월세방에서 전셋집으로 재개발로 뉴타운으로 떠밀리며 짐더미에 앉아 짬뽕 국물을 마시다 보니 문득 사라져버린 고향 집 생각이
[오늘의 시] ‘연’ 박권숙 “바람의 손가락 사이로 백년이 지나갔다”
시가 찾아오기를 백년 쯤 기다리다 학이 되어버린 내가 긴 목을 뽑았을 때 바람의 손가락 사이로 백년이 지나갔다 # 감상노트 얼레에서 멀어질수록 연줄은
[오늘의 시] ‘입춘 부근’ 홍사성 “얼음장 밑 숨죽인 겨울 적막 깊다”
앙상한 나뭇가지 끝 생바람 지나가는 풍경 차갑다 벌레 한 마리 울지 않는 침묵의 시간 물소리도 오그라든 얼음장 밑 숨죽인 겨울 적막 깊다 참고 더 기다려야
[오늘의 시] ‘첫눈’ 구애영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죽교리골 외갓집 막 태어난 소를 봅니다 고물고물 그 붉은 살 어미 소가 핥아줍니다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 감상노트 이런 외갓집
[오늘의 시] ‘김성환’ 유홍준 “고바우 영감의 촌철살인, 정문일침”
머리카락이 한 올 뿐인 사람이 있었네 한 올뿐인 머리카락은 시대를 읽는 안테나,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가 혼쭐이 나고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과 불법과 변칙이 야단을
[오늘의 시] ‘그렇게 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박노해 “긴 침묵 속에 천천히 비틀비틀”
시가 흐르지 않는 것은 상대하지도 않았다 아름답지 않은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성스럽지 않은 것은 다가서지도 않았다 내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오늘의 시] ‘숲’ 조오현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산은 골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나무는 겉껍질 속에 벌레들을 기르며. # 감상노트 숲은 무얼까. 산은 무얼까. 산에
[오늘의 시] ‘빙원행’(氷原行) 이옥진 “소한(小寒) 대한(大寒)을 지나 ”
소한(小寒) 대한(大寒)을 지나 입춘(春分이 코앞인데 55년만의 2월 한파 알고 보니 북극진동 뜨거운 눈물이 끌고 온 빙원행 썰매 하나
[오늘의 시] ‘오누이’ 조오현 “오솔길을 탈래탈래 걸어간다”
어린 오누이가 오솔길을 탈래탈래 걸어간다 이 마을, 잎겨드랑이에 담홍색으로 핀 꽃 같다 이슬이 마르지 않은 이른 아침에 # 감상노트 선화(禪話)라 하였나. 오방색 탱화
[오늘의 시] ‘나무와 새’ 동시영 “흔들리는 동안 나무가 행복했을까 새가 행복했을까”
나무가 새의 그네인가 했더니 날아간 새가 나무의 그네였네 # 감상노트 그네는 무엇으로 존재하나. 흔들려야 그네라네. 누구든 무엇이든 와 닿고서야 흔들리는 인연. 앉을 만한 나뭇가지에
[오늘의 시] ‘고드름’ 유지영 “고드름 고드름 수정고드름 손시려 발시려 감기 드실라”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각시님 각시님 안녕하세요 낮에는 햇님이 문안 오시고 밤에도 달님이 놀러오시네 고드름 고드름 녹지 말아요
[오늘의 시] ‘남루’ 강문신···’홍매’를 기다리는 마음 그대로
북을 쳐봤으면 꽹과릴 쳐봤으면 한이라도 빙글빙글 원이라도 덩실덩실 한 인연 남루를 풀어 여인아 춤을 췄으면 # 감상노트 기울지 않는 마음을 기울이려 하는가. 이 지독한
[오늘의 시] ‘새해 새 아침은’ 신동엽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