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숲’ 조오현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텅빈 숲, 눈이 메우다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산은 골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나무는 겉껍질 속에 벌레들을 기르며.

 

# 감상노트

숲은 무얼까. 산은 무얼까. 산에 가면 산은 없고 돌과 흙, 나무와 새, 벌레와 풀 그리고 이름 몰라 불러주지 못한 온갖 유정 무정이 모여 산다. 끌어안고 버팅기고 밀뜨리고 기대이며 산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아프거나 곱고 미워도 한데 어우러져 대화엄(大華嚴)을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가 숲이다.(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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