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비출 듯 가린다’ 박노해 “어두운 밤길을 작은 등불 하나”

어두운 밤길을
작은 등불 하나 비추며 걷는다

흔들리는 불빛에 넘어져
그만 등불이 꺼져 버렸다

순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빛나는
밤하늘 별빛을 보았다

언제부터 내 머리 위에서
찬연히 반짝여온 저 별빛

작은 등불을 끄지 않고는
하늘의 별빛을 볼 수 없다

작은 것은 늘 크고 깊은 것을
비출 듯 가리고 서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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