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서두르지 않는다 한 해에 나이테 하나만큼씩만 큰다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다 뚜벅뚜벅 한 해에 나이테 하나씩은 꼭 만든다 두 개를 꿈꾸지도 한 해를 거르지도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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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돌려라 힘’ 박노해
힘내자 어떻게 한번 빼요 힘 한번 버려 힘 힘들게 붙잡고 있는 걸 한번 놓으면 돼 힘은 내는 것이 아니라 돌리는 것 있는 힘을 제대로 돌리는
[오늘의 시] ‘유랑자의 노래’ 박노해
지구는 여행길이네 인생은 여행이라네 하루에서 다른 하루로 미지의 길을 떠나는 우리 모두는 여행자라네 나에게는 집도 없네 안주할 곳도 없네 온 우주와 대지가 나의 집이라네 계절이
[오늘의 시] ‘묻지 말자’ 박노해
좋은 일을 하면서 앞일을 묻지 말자 사랑하는 이에게 받을 걸 묻지 말자 나의 길을 가면서 비교를 묻지 말자
[오늘의 시] ‘너의 때가 온다’ 박노해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드리 금강송이 들어있다 너는 작은 도토리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한 참나무가 들어있다 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 네 안에는 푸른
[오늘의 시] ‘행복한 밥상’ 김영관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 먹고 땡 당연한 듯 그렇고 그렇게 오늘두 내일두 하루하루 큰변화 없이 나는 행복한 밥상을 받는다 그저 날이 좋으면
[오늘의 시] ‘작약’ 황효진···”씨암탉의 목청이 드높다”
한 순간이 가고 다른 순간이 찾아왔다 사랑이 끝난 뒤 꽃잎이 시들어 떠나지만 바로 그 자리에 씨앗 탄생을 알리는 씨암탉의 목청이 드높다 이 순간도 좋다
[오늘의 시] ‘강물’ 홍사성
가다가 막히면 돌아서 흘러갑니다 깊고 넓어질수록 소리 낮춰 흘러갑니다 강물은 바다를 향해 그렇게 흘러갑니다
[오늘의 시] ‘침향沈香-봉축, 부처님오신날’ 홍사성
당신을 만나기 위해 천년을 기다렸습니다 뻘밭에 그리움 묻고 하루씩 몸 삭혔습니다 드디어 독향들 다 빠져나가 은은해진 향기 외줄기 향연香煙은 당신을 위해 타오릅니다
[오늘의 시] ‘소년병 입대가’ 이은석
소년병 입대 60주년에 즈음하여 천구백 육십이년 사월달의 초삼일에 논산의 수용연대 소년병의 신체검사 적성을 통과하여 희망가를 부르면서 군번줄 일공구구 목줄위에 둘러매고 이십오 연대향해 당당하게 행군할제 호랑이
[오늘의 시] ‘아가야 나오너라’ 박노해
한 점은 온전하다 씨앗은 온전하다 둥근 것은 작아도 온전하다 둥근 엄마 뱃속의 아가는 처음부터 이미 온전한 존재 신성하여라 너는 우주의 빛과 사랑으로 잉태된 존재 다만
[오늘의 시] ‘놓아지지 않는’ 김영관
놓아야 하는데… 내가 놓아줘야 하는데… 미련맞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잡아주는 말 한마디에 다시 움켜진다… 얼굴은 점점 두꺼워지고 마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참 바보같다 오늘도 다시 꽉
[오늘의 시] ‘나무가 먼저였다’ 박노해
나무가 먼저였다 사람보다도 나무가 오래였다 역사보다도 나무가 지켜줬다 군사보다도 나무가 치유했다 의사보다도 나무가 가르쳤다 학자보다도 나무가 안아줬다 혼자일 때도 나무가 내주었다 죽는 날까지
[오늘의 시] ‘흰 철쭉’ 박노해
이 땅의 봄의 전위, 진달래가 짧게 지고 나면 긴 철쭉의 시절이다 화려한 철쭉은 향기가 없다 그런데 어쩌자고 흰 철쭉에서만 이리 청아한 향기가 나는 걸까 4월에서
[오늘의 시] ‘물구나무서기’ 송경상
두 팔을 짚고 가볍게 한 발로 차올라 구름 낀 하늘과 땅을 바꿔 놓는다 반도를 가로질러 장백산 너머 만주 벌판까지를 두 팔은 떠 받치고 있지만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