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나무15’ 송경상

한 해 나이테 하나, ‘우영우 팽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는 500년을 더디지만, 쉼없이 자라 왔다

나무는 서두르지 않는다
한 해에 나이테
하나만큼씩만 큰다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다
뚜벅뚜벅 한 해에 나이테
하나씩은 꼭 만든다
두 개를 꿈꾸지도
한 해를 거르지도 않는
느티나무 아래서,
나는 담배 한 대를 물고
쏜살같이 서울로 가는
KTX를 바라보고 있는데,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장화를 싣고 논물을 보러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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