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아가야 나오너라’ 박노해

한 점은 온전하다
씨앗은 온전하다
둥근 것은 작아도 온전하다

둥근 엄마 뱃속의 아가는
처음부터 이미 온전한 존재

신성하여라
너는 우주의 빛과
사랑으로 잉태된 존재

다만 너를 가두고 누르고
한쪽만을 키우려는 낡은 생각이
둥근 원을 깨뜨리고
온전함을 망치는 것이니

둥근 빛의 아가야
지금 작고 갓난해도
너는 이미 다 가지고
여기 왔으니

아가야 나오너라
해맞이 가자
별맞이 가자
새로운 날들을 맞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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