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무임승차’ 박노해

저상버스

두 손에 짐을 들고
저상버스를 오르다
고마웠다
미안했다

나의 무임승차가
나 대신 불편한 몸을 끌고
울부짖고 나뒹굴고 끌려가면서
끝내 저상버스를 도입한
휠체어의 사람들

오만하게 높아만 가는 세상을
모두 앞에 고르게 낮춰가는
지상의 작고 낮고 힘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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