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겨울 산책’ 박노해

겨울밤 오리온 자리

아찌, 왜 입에서 하얀 게 나와?
음 겨울엔 사람들 마음이 따뜻해지니까

근데 왜 어깨를 웅크리는 거야?
자기 안으로 뿌리를 깊이 내리느라고

그럼 왜 손을 꼬옥 잡아?
얼지 말라고 서로 온기를 나누는 거야

겨울밤엔 왜 별이 더 반짝반짝 빛나?
춥고 어두울수록 더 그리워서 오래 바라보니까

아찌… 근데… 왜 눈물이 나?
얼음 마음이 녹아내리나 봐… 새싹이 돋으려구

그럼 나도 울어도 괜찮아?
그럼 그럼 그래야 촉촉이 꽃눈이 피겠지

제대로 울고 제대로 웃어야
봄으로 가는 사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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