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박노해

새해에는 결단하고 성찰하고 나아가기를. 사진은  1987년 6월20일 덕유산 정상의 일출을 배경으로 걷고 있는 육순의 고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사진 = 박상설 제공>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바라기를

단 하나의 새로운 만남을
단 하나의 새로운 독서를
단 하나의 새로운 물건을
단 하나의 새로운 장소를
단 하나의 새로운 감동을
마주하고 경험하고 되어가기를

그 인연으로 하여 나에게는

단 하나의 결정적 단념을
단 하나의 결정적 극복을
단 하나의 결정적 변경을
결단하고 성찰하고 나아가기를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경이가
내가 해오던 일들을 새롭게 빛내고
하루하루의 반복에 의미를 더하고
분투해온 것들을 생생하게 하기를

그리하여 새해에는
또 다른 나를 낳아가게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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