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박노해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바라기를
단 하나의 새로운 만남을
단 하나의 새로운 독서를
단 하나의 새로운 물건을
단 하나의 새로운 장소를
단 하나의 새로운 감동을
마주하고 경험하고 되어가기를
그 인연으로 하여 나에게는
단 하나의 결정적 단념을
단 하나의 결정적 극복을
단 하나의 결정적 변경을
결단하고 성찰하고 나아가기를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경이가
내가 해오던 일들을 새롭게 빛내고
하루하루의 반복에 의미를 더하고
분투해온 것들을 생생하게 하기를
그리하여 새해에는
또 다른 나를 낳아가게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