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아픈 손가락

역대상 7장

“에브라임의 아들은 수델라요 그의 아들은 베렛이요 그의 아들은 다핫이요 그의 아들은 엘르아다요 그의 아들은 다핫이요”(대상 7:20)

역대기의 최대 관심사는 성전입니다. 역대기의 절반이 성전과 관련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족보는 어떨까요? 족보도 자세히 보면 성전 중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전에서 섬기는 사람들에 관한 언급이 유독 구체적으로 등장합니다.

역대상 6장은 레위인의 족보인데 분량이 무려 81절입니다. 그들이 성전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제사장은 누구였는지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레위인들의 거주지까지 언급되어 있습니다.

역대기의 관점에서 그 어떤 일보다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이 성전의 회복이었습니다. 따라서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이토록 상세하게 등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역대기의 관점에서 가장 혐오스러울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은 무엇일까요? 북이스라엘이 단과 벧엘에 금송아지를 세운 사건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단과 벧엘에 금송아지를 만들고 그것을 향해 예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성전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였습니다.

북이스라엘은 단과 벧엘에 금송아지를 세우고 성전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단번에 끊어버렸습니다. 스스로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어버린 것입니다. 자신들은 더이상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고 선언한 사람들이 바로 북이스라엘이었습니다.

그런데 역대상 7장에는 그들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호적에서 이름을 파서 집을 떠나버린 불효자식들입니다. 북이스라엘의 대표격인 에브라임, 므낫세, 잇사갈, 납달리, 아셀 지파 사람들의 이름이 역대상 7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족보 한 쪽에 기록된 이름처럼 아버지의 마음 한구석에 언제나 자리잡고 있는 이름이 있습니다. 호적을 파서 집을 떠나버린 둘째 아들의 이름입니다. 아버지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먼저 등을 돌린 쪽은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을 먼저 찾아간 쪽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제자들이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용납이 먼저였습니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5:38-39)

족보 한 쪽에 기록된 이름처럼 아버지의 마음 한구석에 언제나 자리잡고 있는 이름이 있습니다. 호적을 파서 집을 떠나버린 둘째 아들의 이름입니다. 아버지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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