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역대상 13장
“이에 다윗이 애굽의 시홀 시내에서부터 하맛 어귀까지 온 이스라엘을 불러모으고 기럇여아림에서부터 하나님의 궤를 메어오고자 할새”(대상 13:5)
위기가 닥치면 사람의 속내가 드러난다고 하지만, 돈이 생기거나 힘이 생겨도 사람의 속내가 드러나곤 합니다. 힘을 얻게 된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를 보면 그의 마음 깊이 무엇이 담겨져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왕이 된 다윗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가 드러난 것입니다. 힘을 얻게 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하나님의 궤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최우선 순위라는 다윗의 고백이 진심이었다는 것이 또 한번 증명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보셨던 다윗의 중심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왕이 되자마자 법궤를 모셔오는 일을 첫번째 국가 사업으로 추친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그런데 이 아름다운 그림에 큰 오점이 하나 찍히고 맙니다. 법궤가 이동하는 중에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기돈의 타작 마당에 이르러서는 소들이 뛰므로 웃사가 손을 펴서 궤를 붙들었더니 웃사가 손을 펴서 궤를 붙듦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진노하사 치시매 그가 거기 하나님 앞에서 죽으니라”(대상 13:9-10)
다윗의 동기는 누가 봐도 선했습니다. 그러나 선한 동기로 시작된 그 일이 얼마 가지 못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제사장만이 메고 이동할 수 있는 법궤를 소가 끄는 수레에 실었으니 하나님이 진노하실 만합니다.
우리에게도 다윗과 같은 심정으로 하나님을 위해 선한 동기로 시작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을 끝까지 이루지 못하고 중단해야만 하는 상황을 적지 않게 만납니다.
선한 동기는 누구나 품습니다. 하지만 아무나 그 일을 마무리하는 건 아닙니다. 함부로 덤볐다가 이내 상처를 입기도 하고, 부풀었던 꿈만큼이나 큰 실패감과 좌절감에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나의 선한 의도를 하나님이 몰라주시는 것 같아서 시험에 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10:16)
꿈이 큰 만큼, 열정이 있는 만큼 조급해지는 법입니다. 비둘기같이 순전한 동기로 하나님을 위해 꿈을 꾸고 있다면 사람들의 자문도 구하고 하나님께 뱀 같은 지혜도 간구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추진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꼼꼼하게 전후좌우를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답시고 내 방식대로 한다면 그건 하나님의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 방식을 버릴 각오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첫 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