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역대상 9장
“고라 자손 살룸의 맏아들 맛디댜라 하는 레위 사람은 전병을 굽는 일을 맡았으며 또 그의 형제 그핫 자손 중에 어떤 자는 진설하는 떡을 맡아 안식일마다 준비하였더라”(대상 9:31-32)
바벨론에서 귀환한 사람들은 성전이 재건됨과 동시에 성전 봉사에 즉각 투입되었습니다. 각자가 맡은 역할이 달랐습니다. 제사장은 제사장대로, 레위인은 레위인대로 각각의 임무가 있었습니다. 성소 안의 집기류를 다루는 일, 향기름을 만드는 일, 진설병을 굽는 일, 성전의 문지기 역할, 찬양을 부르는 일 등 다양한 임무와 역할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임무는 그들이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었습니다. 바벨론 포로 기간만 70년입니다. 포로로 잡혀갔던 1세대는 거의 모두가 바벨론에서 죽었습니다. 성전에서 일을 해봤던 제사장과 레위인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포로 생활에서 귀환한 사람들은 그들의 2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바벨론에서 태어나 바벨론에서 자랐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마치 원래 하던 일처럼, 오랜 시간 자기가 맡았던 일처럼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을 의미할까요?
포로로 끌려왔던 세대가 자녀를 낳고 양육하며 가르쳤던 것입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아이들의 영혼에 잘 각인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켜 주실 소망에 대해 날마다 일깨워 주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바벨론에 살았지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았습니다. 비록 포로였지만 제사장 된 신분을, 레위인 된 신분을 잊지 않았습니다. 성전이 회복될 그날을 매일 꿈꾸며, 회복될 성전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기억하고 또 기억했습니다.
성전이 없었지만 마치 성전이 있는 것처럼 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살았습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이미 다가온 현실처럼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이런 것입니다. 내가 원래 천국 시민이라는 사실을, 하나님의 친 백성이며 자녀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지옥같은 현실에서도 천국에 대한 소망을 놓지 않는 사람입니다. 천국을 미리 앞당겨 누리는 사람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