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살다 보면 깨닫는 때가 오지 않을까요?

역대상 14장

“다윗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신 줄을 깨달았으니”(대상 14:2)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았던 때는 아주 어릴 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때 이미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하셨습니다. 들에서 양을 치다가 영문도 모르고 불려가서 기름부음을 받았던 다윗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어리둥절했을 것입니다. 받으라고 해서 받았는데, 받아야 되나 보다 해서 받긴 받았는데 그 의미를 어린 다윗으로서는 다 헤아리기 어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기름부음을 받고 나서도 여전히 들에서 양을 치는 목동으로 살았습니다. 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는 막내 아들로 살았습니다.

양을 데리고 꼴을 먹이러 이곳 저곳으로 다니다가 문득 문득 기름부음 받았던 장면이 생각났을 것입니다. 마치 요셉이 어릴 적에 꾸었던 꿈처럼, 다윗에게도 기름부음 받았던 사건은 그 의미를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생각이 날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애써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려 하지 않았을까요?

다윗은 그저 하나님의 이름이 모독 받는 것이 화가 나서 골리앗을 쓰러뜨렸을 뿐입니다. 왕의 자리를 노리고 골리앗을 무찌른 것이 아닙니다. 사울이 자신에게 맡긴 직임에 충성을 다했을 뿐, 왕의 자리가 탐나서 왕 곁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둘람 동굴에 모인 불쌍한 사람들을 모른 척할 수 없어서 그들을 받아줬을 뿐입니다. 세력을 규합해서 반역을 꾀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다윗은 큰 그림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큰 그림을 볼 여력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내 코가 석자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림을 그리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는 빅 피쳐가 있었습니다.

다윗은 왕이 되고 나서도 한참을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다윗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신 줄을 깨달았으니”

살다 보면 깨닫는 때가 오지 않을까요? 다윗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요셉이 20년이 지나서야 꿈의 의미를 깨달은 것처럼 말입니다. 믿음의 선진들은 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인생, 어떻게 다 알고 살까요?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다 파악하고 살겠습니까? 모르고 사는 것이 정상입니다. 지금 겪는 고난의 의미, 다 알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것입니다. 상처와 아픔, 가슴에 묻어두고 사는 것입니다. 특별한 영적인 사건이 있더라도 억지로 해석하려 들지 않고 그저 내 할일을 하며 현실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사진=홍성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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