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경계할 것이 있다 자기 의지로 끊을 수 없고 도움으로도 끊기 힘들고 파멸과 죽음만이 끊을 수 있는 치명적인 중독이 있다 권력은 중독이다 인기는
Author: 박노해
[오늘의 시] ‘꼬막’ 박노해 “우리 여자만에 말이시”
벌교 중학교 동창생 광석이가 꼬막 한 말을 부쳐왔다 꼬막을 삶는 일은 엄숙한 일 이 섬세한 남도南道의 살림 성사聖事는 타지 처자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모처럼 팔을
[오늘의 시] ‘길을 보면’ 박노해
길을 보면 눈물이 난다 누군가 처음 걸었던 길 없는 길 여러 사람이 걷고 걸어 길이 된 길 그 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앞서 걷다 쓰러져간
[오늘의 시] ‘유언장’ 박노해
매일 아침 일어나서 내가 하는 일은 이것이다 이부자리를 정돈하는 일 이것이 나의 유언장이기에 나는 단 하루를 사는 존재이고 오늘 죽을 각오로 살아가기에 매일 아침 선물
[오늘의 시]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오늘의 시] ‘카슈미르의 저녁’ 박노해
분쟁의 땅 카슈미르에서 오늘도 총칼의 공기가 무겁게 감싸던 하루가 저문다 엄마는 저녁 준비를 위해 불을 지피고 어린 딸은 식탁에 차릴 그릇을 꺼낸다 창밖에는 히말라야의 눈보라가
[오늘의 시] ‘둘러 싸이라’ 박노해 “속셈 없이 구하라 그리고”
“속셈 없이 구하라 그리고 그 응답에 둘러 싸이라” 건강함을 견지하라 그리고 그 기운에 둘러 싸이라 아름다움을 추구하라 그리고 그 빛에 둘러 싸이라 사랑에 투신하라 그리고
[오늘의 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박노해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거라지만 사랑은 함께 앞을 보며 걸어가요 서로 마주 보기만 하는 사랑은 바람이 제 마음대로 불어가듯 변덕스런 운명에 이끌리지만 서로 같은 곳을
[오늘의 시] ‘더 깊이’ 박노해
세계의 앞이 보이지 않고 가짜와 소음이 난무할 때 더 깊이 성찰할수록 더 멀리 내다볼 것이다 더 맑고 정직할수록 더 곧게 일어설 것이다 더 높이 집중할수록
[오늘의 시] ‘목화는 두 번 꽃이 핀다’ 박노해
꽃은 단 한 번 핀다는데 꽃시절이 험해서 채 피지 못한 꽃들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꽃잎 떨군 자리에 아프게 익어 다시 피는 목화는 한 생에 두
[오늘의 시] ‘등 뒤의 그대가 있어’ 박노해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나며 젖은 눈으로 등 뒤를 바라본다 나는 나 하나만의 존재가 아니다 내 힘만으로 살아가는 생이 아니다 내 등 뒤에 그대가 있어 나는
[오늘의 시] ‘나무의 아이’ 박노해
한 마을의 역사와 품격은 아름드리 숲이다 크나큰 고난을 뚫고 온 장엄한 세월의 나무 그 나무와 함께 사람은 깊어진다 그 나무에 기대어 아이들은 자란다 나는 나무의
[오늘의 시] ‘하나의 관심’ 박노해 “사랑하다 죽는 것”
자연은 어린 것에 관심 있다 사람은 젊은 것에 관심 있다 하늘은 죽어오는 것에 관심 있다 아니다 자연도 사람도 하늘도 오직 하나에만 관심 있다 사랑, 사랑,
[오늘의 시]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박노해
길은 길을 걷는 자의 것이다 젊음은 젊음을 불사르는 자의 것이다 사랑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자의 것이다 창조는 과거를 다 삼켜 시대의 높이에 선 자의
[오늘의 시] ‘가을에는 더’ 박노해
어느 날부터 내게 고요함이 사라졌다 어느 날부터 내게 그리움이 사라졌다 어느 날부터 내게 긴 여운이 사라졌다 가을에는 더 그리워져야겠다 고독해져야겠다 간절해져야겠다 이 가을에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