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박노해

박노해의 <길>

길은
길을 걷는 자의 것이다

젊음은
젊음을 불사르는 자의 것이다

사랑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자의 것이다

창조는
과거를 다 삼켜 시대의 높이에 선 자의 것이다

계절은
계절 속을 거닐며 향유하는 자의 것이다

인연은
그를 알아보고 경외하는 자의 것이다

하늘은
간절하게 기도하고 순명하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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