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핵협상서 벌거벗겨진 대한민국

냉전시대 미·소·영 핵전략 싸움?’치열’

냉전은 핵전략의 싸움이었다. 1990년대 미국과 소련은 모두 상호확증파괴능력(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을 갖게 되었다. 핵공격을 받더라도 잔존능력으로 상대를 멸살(滅殺)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서로가 확증하는 능력이다. 대륙간탄도탄(ICBM), 전략폭격기, 핵잠수함으로 이루어진 핵의 三本柱(triad)는 지상핵전력과 항공기가 모두 파괴되더라도 핵잠수함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이 남아 있어 파괴를 확증할 수 있었다.

냉전시기 triad를 모두 갖춘 나라는 미국과 소련, 영국 밖에 없었다. 영국은 2차대전 후 ‘대영제국’은 잃었으나 미국과 더불어 대서양동맹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아무리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핵의 三本柱를 유지하였는데 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를 추구하던 노동당 정부에서도 변화가 없었다.

미·소·영·불·중 5강, 1970년 NPT 합의···핵 보유 도미노 불러와

수세기에 걸쳐 유럽의 패자(覇者)로서 군림하던 프랑스는 1, 2차대전에서 독일에 유린되고 영국과 미국에 의해 가까스로 해방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드골로서는 핵이 없는 프랑스는 영광된 프랑스가 아니다. 한국전쟁에서 중공군의 인해전술은 자랑이 아니었다. 미군의 압도적 화력으로 괴멸적 타격을 입은 중공에게 핵보유는 생사의 문제였다. 이들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을 P-5라고 하며 핵을 가진 나라는 여기에서 멈추자는 합의가 이루어져 1970년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성립되었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13억의 중국이 핵을 갖게 되자 캐시미르 분쟁 등으로 중국과 일전을 겨룬 12억의 인도도 핵을 가져야 했다. 인도가 핵을 가지자 견원지간(犬猿之間) 파키스탄도 핵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아프간에서 소련을 괴롭히고 있던 탈레반을 지원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미국은 파키스탄의 핵보유를 묵인했다.

인도·파키스탄이?핵보유한 까닭은?

미국의 분신 이스라엘이 핵을 가진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전략적 필요가 있었고, 우라늄과 독자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은 이들을 핵국가로 인정하였다. 채찍이든 당근이든 이들을 상대로 휘두를 형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리비아의 카다피가 핵을 만지작거리자 미국이 물리력으로 즉각 대응하며 딸을 폭사시켰다. 카다피는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는 오시라크 원자로 폭격으로 이라크 핵위협을 제거하였다. 남은 것은 이란 핵인데 이스라엘은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완강히 대치중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 위협인식은 대서양 너머의 미국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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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vs미국, 이란 핵 놓고?긴장 고조?

핵전략으로만 보면 미국에게 북한핵은 아무 것도 아니다. triad를 갖춘 것도 아니고 이제 ICBM을 시험하는 단계다. 미국의 STAR WARS에 소련이 손을 들었고 중국도 미국의 MD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은 핵확산에 더욱 예민해졌다. 더구나 북한핵의 소형화는 한반도에 제한된 핵재앙을 일으킬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 핵군축 협상에 들어가야 되지 않느냐는 것은 이를 말한다. 북한은 미국의 이러한 ‘빠져나갈 구멍’(loophole)을 간파(看破)하고 있다.

북핵 못 막은 제네바합의는 조롱거리···한국은 핵보유서 ‘왕따’

지난 20년 동안 미국을 농락하던 김일성과 김정일의 득의의 기량을 이제 김정은이 발휘할 것이다. 갈루치, 보스워스, 힐을 요리한 북한의 영웅 강석주, 김계관은 건재하다. 핵무기를 처음 만든 로스 알라모 연구소 소장을 지낸 미국 핵전력의 역사 헤커 박사는 갈루치의 득의의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일찌기 웃음거리(ridiculous)라고 갈파(喝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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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에서 확실히 이루어진 것은 한국이 벌거벗은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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