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발랄하면서도 철저해야”···’세월호 참사’가 준 교훈

한국인의 발랄(潑剌)함 계속 밝히되, 철저(徹底)함도 같이 가야

“Korea is called an Italy of the Orient.” 1960년대 대표적인 중고교 영어 참고서에 나오는 예문이다. 여기서 정관사 an 은 the same 의 의미를 갖는다. 한반도와 이탈리아는 거의 동일한 위도에 위치한 반도로 산자수명(山紫水明)하고 물산이 풍부하다는 점이 우선 같다. 사람들이 인정이 많고 재주가 많은 것도 비슷하다. 여기까지는 좋은 점이다. 그러나 이 예문은 사람들이? 철저하지 못하고 ‘건성건성하다’는 평가도 내포하고 있다. 바로 영국인과 일본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특성이다. 2차대전 초기에 영국 함대가 이태리의 군항을 기습하여 경계가 이완된 이탈리아 함대를 일거에 격멸시켰다. 진주만 기습의 전주곡이었다. 유럽에서 영국, 독일 등의 튜튼족은 라틴족, 특히 이탈리아인을 기질적으로 싫어하고 경멸한다. 일본인들이 한국민, 조선인(朝鮮人)을 싫어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이번 세월호 참사와 최근 이탈리아의 해난사고는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선박을 탈출한 선장이 당국의 명령으로 선박에 돌아갔는데, 먼저 탈출하여 일반인이라고 속이고 돈을 말리고 있었다는 세월호 선장과 경우가 조금 다를 뿐이다. 이 모두가 해양민족인 영국과 미국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행태들이다. 이를 보는 일본인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910년 봄, 일본에서 73톤의 최신형 잠수함 한척이 침몰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잠수정은 미국에서 직도입한 홀랜드급 잠수정을 가와사키 조선소에서 건조한 첫 잠수정으로 제6호 잠수정이었다. 일본 해군은 최우수인력을 뽑아 시험잠행에 나섰다. 기대와 달리 두번째 잠항에서 제6호 잠수정은 히로시마만의 16m 해저에 가라앉고 말았다. 침몰 이튿날 인양된 6호정은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14명의 승조원이 전원 자기위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정장은 사령탑, 기관장교는 전동기 옆, 조타병은 조타석에서 죽었다. 정장 사쿠모 쓰토무(佐久間勉) 대위는 사고 발생에서 숨을 거두기까지 원인과 대응을 상황별로 기록했다. 유럽의 해양강국의 전례와도 다른 일본 해군 장병들의 죽음에 전세계가 전율했다. 구미 열강들은 일본을 다시 보았다. 일본인들은 무서운 민족이다. 일부 정치인들의 탈선이 문제이지 일본인들의 근기(根基)의 본질은 이렇다. 한국과 한국인의 나상(裸像), 진실은 어떤가?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일본식 교육의 정수(精髓)를 이어 받은 박정희의 영애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사태는 상상도 할 수 없는(inconceivable, unimaginable) ‘비정상의 총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정주영의 손자 말마따나 ‘미개한 국민’을 이끌고 ‘미개한 국가’를 어떻게든 이끌어나가야 한다. 손발이 되어주어야 할 각료와 비서관들도 아버지 때와는 다른 종류와 차원의 공무원, 정치인일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어나가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감히 ‘대권 운운’하는 새내기들을 비롯하여 여야 정치인들은 이런 일 하나하나에 끝장 토론을 내는 철저함으로 우리 국가, 사회가 가진 문제를 확인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회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받아쓰기만 하는’ 국무회의로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인가?

한국인의 발랄(潑剌)함은 계속 밝히되, 철저(徹底)함도 같이 할 때 비로소 선진사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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