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전투력, 한·중·일 누가 제일 강할까?

일본과 중국의 군사력을 두고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겠지만 과대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한국이 북한과의 소모적인 군비경쟁에 몰두해 있는 동안 일본과 중국은 현대적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증강시켜 왔다. 이제 중국의 군사비가 영국, 독일, 프랑스의 군사비를 합한 것보다도 많다고 한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을 제외하고는 가장 균형 잡힌 전력을 구비하고 있는 나라가 이들이었다. 각국이 처한 전략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군사비를 단순 비교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예로서, 넓이로 중국은 유럽 전체의 두 배다. 따라서 지상군의 소요가 클 수밖에 없다. 어쨌든 중국의 군사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가는 이것으로 가늠할 수 있다.

일본도 평화헌법 하에서 체계적으로 군사력을 증강시켜 왔다. 특히 해군은 영국을 넘어선다. 한국 해군은 항상 이런 일본 해군력을 의식하며 대비를 서둘러 왔다. 북한 해군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연안해군을 우선 보강해야 하나 일본에 대처하고 세계적 해양국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가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대양해군도 육성하여야 했다. 공군도 1980년대에 이미 F-15를 보유해야 된다고 아우성이었는데 독도에서 일본군과의 대치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F-16으로는 항속거리와 체공시간에 제한이 많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중국은 1979년 월맹과의 전쟁에서 일패도지(一敗塗地) 당했다. 1950년대 한국전쟁에 개입한 이래 실전 경험이 별무하였던 중공군은 프랑스, 미군을 상대로 승리한 역전의 월맹군에 참패했다. 등소평은 경악했고 군사현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을 기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일렀다. 이제 중국은 경제력과 과학 기술력에서 군사현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고 이를 뒷받침으로 방공식별구역의 확대 등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인민해방군의 소장급 간부들은 이 전력을 실제 사용해보려 좀이 쑤신다.

중국과 일본이 조어도에서 대결하였을 때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는 누구도 장담 못한다. 중국이 핵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나 핵은 억제력으로서 의의가 있지 재래식 전쟁에서 화력을 보강하는 것이 아니다. 미군이 월남전에서 패퇴한 것이나 소련군이 아프간에서 패배한 것은 물론, 핵을 가진 중국이 월맹에 패배한 것도 핵의 소용이 제한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 하에 있기 때문에 중국의 핵전력이 일본에 미치는 데는 제한이 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전쟁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는 우리 모두 익히 아는 바다. 영국이 승리한 것은 대처 수상의 탁월한 영도력이 결정적이었지만 직업군대인 영국군의 리더십과 효율성도 정치에 물든 아르헨티나 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우수하였기 때문이다. 영국군은 미군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경험이 풍부한 군대이며 장교와 부사관 하나 하나가 미군 이상으로 알토란같은 영민한 군대이다. 이에 비하여 중국군과 일본군 모두 경제력을 바탕으로 외형상으로는 상당한 실력을 갖추었지만 전쟁과 전투경험은 사실상 전무하다. 지금 조어도(센가쿠 열도)의 상황은 일촉즉발이다. 그러나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한다. 두고 보자.

다행히 한국이 가진 실전경험은 일본, 중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6·25 전쟁과 월남전은 물론, 이후에도 계속 북한의 도발에 대처해왔다. 무엇보다도 세계최강의 미군과 2인3각의 빈틈없는 연합전비태세를 유지해왔다. 국민은 이를 믿고 지원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큰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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