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 “그녀는 뭐라고 해야 할까”

*<샤마위스로 가는 길> 열여덟 번째 이야기

30
“우리 차 한 잔 더 마시면 어떨까? 이번에는 당신의 새 집에서 말이야.”

루와 이삼 딘의 무심한 말이 걱정에 휩싸인 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르지스의 머리를 스쳤다.

그녀는 신경질과 공포가 섞인 어투로 대답했다.

“됐어요. 우리 둘이 있는 건 여기까지로 충분해요”

이삼 딘은 그녀에게 도망갈 여지를 주지 않으며 말했다.

“뭘 두려워하는 거야? 아무도 당신을 보지 않는다고. 날 경계하지 마, 나르지스! 난 당신이 필요해. 난 알라와 예언자의 법도에 따라 당신을 원하는 거라고. 내가 뭐라고 했어? 우리 집에는 당신 마음에 드는 차와 알레포산 견과류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 우리가 좀 더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서 의견을 맞추어가야 해. 몇 시간이면 될 거야”

나르지스는 그녀의 손가락을 장식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날카롭고 짜증스러운 태도로 대답했다.

“몇 시간? 안돼요! 30분밖에 시간 없어요. 나는 오늘 학교에 가야 돼요. 모든 일이 잘 해결되려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둬야 해요.”

루와 와지흐 이삼 딘은 마치 승리를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알라의 도움이 있기를. 비올라 부인에게 우리가 갈 거라고 알리자고.”

나르지스는 비올라 부인과 잠시 대화를 나눈 후, 그녀에게 옷을 맡기고는 책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루와 와지흐 이삼 딘을 만나기 위해 대문 쪽으로 향했다. 그녀가 세 채의 빌라 사이에 난 길을 향해 가고 있는 동안 경비원이 그녀를 경멸과 조소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미래의 남편과 함께 간다는 것을 그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들어가. 당신은 이제 안주인이야. 집에 불이 켜져 있군.”

루와 와지흐 이삼 딘은 거실에 있는 그의 아들을 보고 놀랐다. 그는 빌라에 나르지스와 단 둘이 있을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아들에게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아들의 얼굴에서 타오르는 분노의 눈빛은 어찌할 것인가?

“히샴, 오늘은 직장에 출근을 안 했구나!”

“네, 안 갔어요. 유감스럽게도요. 파샤! 곧 나갈 거예요.”

루와 와지흐 이삼 딘은 아들의 눈빛에 담긴 뜻을 눈치 채고 그를 다독이려고 말을 꺼냈다.

“나가지 마. 마침 좋은 기회가 왔구나. 내 약혼녀 나르지스양을 소개할게. 나르지스! 내 아들 히샴에게 인사해. 얘를 결혼시키기 위해 내가 결혼하는 거라고.”

히샴은 아버지의 말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파샤, 결혼이 장난이에요? 제가 적당한 짝을 고를 거예요. 사람의 딸로 말이에요.”

“됐다, 히샴! 나르지스에게 그녀의 가족 중에서 너에게 맞는 배필을 구하도록 하마. 좋은 일이 있을 거야.”

그리고 나서 그는 나르지스의 손을 잡고 발코니로 가서 의자에 앉혔다.

“경치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질 거야. 차 한 잔 가져올게. 지금은 내가 가져오지만 앞으로는 집안일을 맡을 식모를 둘 거야.”

루와 와지흐 이삼 딘이 아들에게 따끔한 말을 해주려고 거실에 돌아와서 보니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젊은 아가씨를 데려온 것이 불쾌했던 것이다. 그녀는 뭐라고 해야 할 것인가?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