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⑦ “샤마위스 농장은 내 고향”

*<샤마위스로 가는 길>?일곱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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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드는 살짝 웃으며 하나지르 홀을 가로질러 사뿐사뿐 걸어오는 다니야를 맞았다.

“마침내!”

이마드는 시계를 들여다보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가 오자 그는 모든 비난과 질책을 잊었다.

“이마드씨, 당신은 제 비극을 가장 잘 알고 제 비극에 한몫하고 있어요!”

그가 얼굴에 놀란 표정을 짓는데 그녀는 살짝 웃으며 그의 뒤를 따랐다.

“경호원 카디르 아저씨를 데리고 왜 저의 아버지 집으로 가지 않았어요?”

그들 둘은 웃으며 함께 걸었다. 그들은 화가 하산 술레이만의 ‘카이로 여성들’ 이란 제목의 미술전시회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둘러보았다. 여성들의 몸에 걸친 부드러운 나이트가운은 다니야의 두 뺨에 엷은 홍조를 띄게 했다.

그는 그날 아침 그녀 아버지를 만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녀에게 전혀 새로울 것 없는 것들을 그는 새삼스레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저는 어렸지만 아버지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무척 의존하셨던 거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이집트에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하지만 두려워하셨어요. 늘 저를 잃을까봐 전전긍긍하셨어요. 당신은 아버지의 결정을 알고 있어요. 아버지는 제가 대학에 입학하면 그 때 이집트로 돌아가는 것으로 결정하셨어요.”

그녀는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가면서 탄식했다.

“엄마도, 외삼촌도, 교실 바깥에서 여자 친구들도, 당연히 남자 아이들도 없이 꼬박 9년을, 나는 온 세상에 두 얼굴 즉 아버지와 나를 돌보아주던 인도아줌마 다르신의 얼굴만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선생님들이 우리 집에 올 때면 우리 곁을 떠나지 않으실 정도로 저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들은 문화부 최고위원회 건물에 있는 커피숍을 향했다. 그들은 커피숍 전면 유리창 앞 안쪽에 놓인 테이블을 택했다.

“당연히 이집트에 와서는 깜짝 놀라고 혼란스러웠죠. 별천지였어요. 인공위성에서 찍은 사진이 철로 개설에 조금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진과 현실은 별개죠.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계신 시골에 한 달 동안 계신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버지가 빌라에 거주할 준비를 하기 위해 빌라에 가기까지 아버지와 저는 거기서 서로 아옹다옹 지냈어요. 아버지는 카이로의 누군가와 연락이 닿지 않자 시골에서 일꾼들을 데려오셨어요. 그리고 제가 대학에서 그 누군가 즉 당신을 소개받게 되죠.”

이마드는 낮에는 그녀의 아버지의 말을 경청했고, 저녁때는 그녀의 말을 들었다. 그는 그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빌라 앞에서 우연히 그녀의 아버지를 보았던 첫날을 떠올렸다. 이마드는 빌라 밖에 있었다. 이마드는 마이크로버스에서 시계를 꺼내 들판을 가로질러 그가 살고 있는 샤마위스 농장으로 가기 위해 들판을 향했었다. 그 때 카림 박사가 그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자네, 우리 학교 학생! 무슨 일로 여기에 왔나?”

“저는 여기에 삽니다.”

카림 박사는 놀라 그의 빌라를 에워싼 빌라들을 찬찬히 살폈다.

“두 채 중 어느 빌라에?”

이마드는 들판과 지평선을 가리키며 웃었다.

“저는 분지 너머에 삽니다. 제 고향이 저기입니다. 샤마위스란 작은 농장입니다!”

이마드의 미소와 임기웅변이 무관심하고 신중한 카림 박사를 변하게 했다. 그는 차를 마시자며 이마드를 초대했다.

“나와 함께 차를 마시지 않겠나? 자네가 차를 준비하는 조건으로!”

커피숍 종업원이 차와 터키 커피를 다니야와 이마드에게 가져왔다. 그녀는 설탕을 넣으며 그에게 물었다.

“멀리서 자유롭게 돌아다닌 거죠. 몇 분 후면 당신과 헤어져야 해요.”

이마드는 손을 뻗어 커피 잔을 잡고 다니야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군요. 다음 약속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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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카디르는 그가 좋아하는 문장을 반복하며 꽉 막힌 고가도로들이 있는 복잡한 카이로 거리들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돌아갔다.

“카이로가 자동차에 방해되는 백만 핵가족이 거주하는 커다란 주차장이 됐어.”

그가 나일 강을 따라 재빨리 차를 몰았다. 그 때 다니야는 자신에게 물었다.

“이마드에게 끌리는 까닭이 뭘까? 그와 다른 사람을 비교해 볼 시간이 없었어. 우리 사이에 있는 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 아버지에게 그와의 만남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어. 빌라에 올 때마다 그는 나를 보지 않으려 피하고 있고. 아버지가 모든 남자들을 조심하라고 내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를 경계해야 하나?”

두 대의 자동차가 추돌할 때 나는 소리와 다름없는 자동차 브레이크 밟는 굉음에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카디르가 소리쳤다.

“아이쿠 저런! 사람들이 미쳤군. 열 받은 청년의 앞에 난 길이 아인 샴스(헬리오폴리스)로 접어드는 길인데 말이야.”

화가 난 자동차가 그들의 차로 다가오자 운전수의 얼굴에 얼핏 스쳐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동차의 운전자가 옆 빌라에 거주하는 리와 와지흐 이삼 딘의 아들 히샴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니야가 소리쳤다.

“카디르 아저씨, 여기 세우세요.”

카디르는 속도를 줄여 자동차를 멈췄다. 다니야는 어두운 곳에 재빨리 숨는 자동차 쪽을 바라보았다. 카디르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다니야를 돌아다보았다.

“정말로 우린 아무 잘못 없어. 미친 놈, 정신없는 놈. 난 그놈을 다치게 하지 않았어, 멀쩡해.”

다니야는 어리둥절했다.

“카디르 아저씨, 운전수 얼굴 보셨어요?!”

운전수가 중얼거렸다.

“다니야 아가씨, 내가 그를 봤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야. 나는 길만 바라봤어. 그렇지 않았으면 인도 옆에 막 차를 대려고 할 때 이 미친놈과 충돌했을 거야.”

“정말 미쳤어.”

다니야는 믿기지 않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도 그가 히샴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어느 날 아침 기르는 개들 중 한 마리를 데리고 빌라 앞에서 그는 그녀의 길을 가로막았었다. 그녀는 그가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싶어 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렇게 그는 그녀에게 말했었다. 그녀는 그에게 퉁명스럽게 대답했었다.

그녀에게 시간은 그녀의 가슴 속 정원에 그녀의 아버지가 심어놓은 두려움이란 나무였다. 그녀는 늘 깨어있었다. 그녀는 그것으로 낯선 사람들의 주목과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였다. 그녀가 몸을 돌려 빌라로 향하자 운전자가 나왔다. 어느 날 그녀는 그가 선글라스를 끼고 학교 건물 앞 자동차 속에서 그녀를 주시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사탄처럼 웃고 있는 그를 가까이서 보고 있었다.

카디르는 카이로로 돌아가는 길인 것처럼 차를 돌렸다. 그는 자동차 속력을 줄여 주스를 파는 가게 근처에 차를 멈췄다. 그는 차 밖으로 나와 다니야의 창으로 몸을 기울였다.

“내려서 마실 것을 사자. 오싹했지. 체리 좋아하잖아. 곧 갖다 줄게.”

카디르는 다니야의 시야를 벗어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핸드폰을 꺼냈다.

“카림 박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다니야는 괜찮습니다. 박사님 이웃 리와 이삼의 아들 히샴이 의도적으로 우리가 인도 옆에 주차하려는 순간 방해를 했습니다. 다행히 무사합니다. 다니야양은 차에 있습니다. 빌라 앞에서 저희를 기다려 주세요. 미친놈의 차가 주차하면 저에게 ‘아니. 아니.’ 라고 두 번 큰 소리를 내세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마시구요. 평소보다 좀 더 천천히 운전할 겁니다.”

카디르는 다니야에게 체리 주스를 가져다주고 자동차 앞으로 갔다. 그는 자신의 컵에 담긴 것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는 음료수를 마시자마자 차를 돌려 다시 빌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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