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 “사람들의 생각이 어디까지 갈지 알아”

*<샤마위스로 가는 길> 열일곱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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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압둘 마지드 박사는 그의 두 손님을 빌라 지하층에 마련해 둔 스튜디오로 이끌었다.

“이리 오게. 나의 최신 작품들을 보여주지. 이것은 조각 작품이야. 빌라 앞 넓은 잔디밭에 놓을 걸세.”

그들은 놀란 눈으로 목재로 만든 실물 크기의 당나귀 조각상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새 작품은 이전의 카림 압둘 마지드 박사의 작품들과 달랐다. 검붉은 피부의 여성들과 농부들, 야쟈수, 새, 조각배들을 조각하더니 이제 그는 당나귀에 대한 구조 연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자네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네. 물론 나는 얼마 전부터 조각을 하지 않았네. 그렇지만 구조예술을 공부하는 동안 몇 가지 시도를 했지. 이 조각 작품을 다음 번 내 조각 전시회장 입구에 놓으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네.”

카림 압둘 마지드 박사는 자신의 목각 작품을 손으로 두드리며 말을 이어갔다. 아마 그는 두 손님이 중얼거리는 것이 놀라움의 찬사라고 생각한 듯 했다.

“나는 여기 땅 위 모퉁이에 담장을 세울 거야. 거기에다 이 조각상을 햇빛을 좀 쐬도록 옮겨 놓을까 해. 이 작품에 약간의 고풍스런 느낌을 주고 싶어. 또한 진짜와 조각품이 혼합된 듯 한 묘사를 할 수도 있겠지.”

이마드는 정상이 아닌 듯 했다. 그의 두 발은 기계적으로 이 아침에 그를 이 집으로 이끌었다. 그는 뭐라고 할 말도 없다. 그의 머릿속은 두 장소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이 사는 빌라와 그의 누이를 어제 밤 만났던 그 빌라 사이에서.

이마드가 물었다.

“담장을 세우도록 일할 사람을 몇 명이나 부를까요?”

카림 압둘 마지드 박사가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자네 생각대로 하게나. 나는 자네의 계획성을 믿네, 이마드.”

이마드 카말은 놀라웠다. 이런 평범한 문제들에서는 어떻게 그가 영민하고 계획성 있게 보인단 말인가. 그는 첫 번째 난관에서 너무나 연약하고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의 이웃 사이드 무르시는 어젯밤 그의 잘못된 행동을 호되게 나무랐는데, 그로부터 불과 몇 시간 후 그의 교수는 그의 행동을 칭찬하고 있다.

그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어젯밤 내가 어떻게 행동했어야 했단 말인가. 농가의 칼이 목덜미에 있는데. 만일 그들이 어젯밤 그의 누이가 그와 외삼촌과 함께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면 낮이 되자마자 온갖 얘기들이 나돌았을 것이다. 나는 잘 알아. 사람들의 생각이 어디까지 갈수 있는지.’

그의 내면에서의 논쟁이 더 거세졌다. 어떤 소리는 그가 누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가 도피한 것을 호되게 나무라고 있고, 어떤 소리는 한번쯤 진실을 숨길 수 있는 가면과 뻔한 대답들을 찾는 소리로 메아리친다.

‘이마드, 남자다운 것은 어디 갔지? 너는 누이가 낯설고 흉악한 사람들 속에 있는 걸 알면서도 그냥 내버려 뒀어. 농가의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는 조건으로 뭔가 잘못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받아들인 거야. 이것이 명예인가? 아니면 네 누이가 너의 연인으로 계속 남아있도록 네 누이를 잃어버리는 것을 받아들인 건가? 너와 네 누이, 네 가족들, 농가 사람들이 한 배를 탄 것을 너는 알고 있잖아. 네 교수님의 손님을 봐. 장군의 아들인 대위, 예술 전문 기자. 그러나 너는 단지 학생일 뿐이야. 그가 그녀의 딸을 위해 너를 원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그는 단지 네가 허드렛일을 해주는 대행 업자처럼 평범한 일들을 처리해주길 원할 뿐이다!’

이마드의 머릿속에 카림 박사의 마지막 말이 다시 메아리쳤다.

“이마드, 나는 자네의 계획성을 믿네.”

그러나 사이드 무르시의 말이 은근히 들려왔다.

“이것은 잘못된 계획이야, 이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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