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⑨ “여기서는 향수를, 저기서는 오물을…”

*<샤마위스로 가는 길>?아홉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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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샴이 자동차에서 나와 개들을 데리고 빌라 현관 문 옆까지 와 개들을 그곳에 두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아버지는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히샴의 출현으로 갑자기 소란스러워졌고 그의 아버지는 그러한 소음을 좋아하지 않았다.

“히샴, 무슨 일이냐? 너 휴가니? 오늘 밤 너와 함께 지내지 못해 미안하구나. 마담 비올라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온다고 해서 나는 그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된다!”

히샴은 그의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파샤, 밤새는 일은 아버지에게 맞지 않아요.”

아들의 말투에 감춰진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

“아니, 히샴. 나는 여태 거물이 못 됐어. 밤새워 이야기하는 것, 여행, 그 이상도 견딜 수 있어. 각 부서의 범법자들에게 이 함축적인 편지들을 많이 보내라.”

히샴은 그의 아버지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앉았다.

“오늘 범법자들이 폭탄 맞게 될 거에요. 단순한 편지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예전과는 다르죠. 그러나 아버지가 죄인의 눈을 살펴보면 그들은 인정할 겁니다.”

넥타이를 매며 그 아버지는 투덜댔다.

“넥타이 색, 괜찮니?”

히샴은 그의 아버지가 고의로 자신의 말을 무시한다는 것을 느끼고 얼굴을 돌렸다.

“그 색깔은 청소년들의 색인데요. 제가 그걸 매면 창피할 것 같은데요. 제가 만일 그걸 맨다면 제 친구들은 소문을 낼 거예요. 아버지가 좋아하신다면…….”

그 아버지는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너는 빛이어야 한다. 내가 좋아한다는데, 너는 왜 아니라고 하느냐? 좋아하는 사람의 눈에는 좋게 보이는 법이다.”

히샴은 그의 아버지가 다른 세상에서 산다고 느낀다. 그는 빌라를 나가기 위해 조금 전 던져두었던 자동차 열쇠를 집어 든다. 카이로를 향해 아스팔트 도로로 올라서며 그의 자동차가 내는 소리는 그 차를 운전하는 사람의 불편한 심기를 표현하듯 굉음을 내며 요란하다.

리와는 평소와는 달리 향수를 쏟아붓듯이 뿌린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과 말쑥한 용모를 재차 살핀다. 그는 중얼거린다.

“흰 머리가 오점은 아니다. 나머지 머리가 대머리도 아니고, 주름살도 흠은 아니지.”

운동으로 다져진 청년 같은 몸매를 지닌 그의 몸속에서 왕성한 에너지가 용솟음 쳤다. 그는 여전히 청년이다. 그는 꼭 그래야 하는 것처럼 인생을 즐기고 싶어 한다. 그의 아내는 죽었다. 복 받은 그의 딸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벨기에로 떠났다. 그의 아들은 세상을 경계하고 살피는 경찰이다. 그의 메시지는 그가 완벽하게 전달할 것이다. 그는 건강도, 돈도 가지고 있다. 그에게 부족한 것은 대체 무엇일까?

리와는 책상 서랍으로 손을 뻗어 거기서 초록색 상자를 꺼낸다. 상자 안에 다이아몬드반지가 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자를 연다. 얼마나 많이 다이아반지가 들은 상자를 열고 닫았는지 그는 모른다. 그는 나르시스 앞에서 마지막으로 그 반지상자를 열어 반지를 그녀에게 선물하고 싶어 한다. 왜 그가 그의 손으로 직접 그녀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싶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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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 카말은 수업을 마치자 마담 비올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택시를 타고 마아디 전철역으로 향했다. 그녀의 심장은 자동차보다 빨리 뛰었다. 그녀는 리와가 그녀의 외삼촌 나빌 지나훔과 통화해서 그에게 그의 딸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이야기를 다시 해도 되겠느냐는 비올라의 뜻을 따랐다. 리와는 나르시스를 가까이에서 보고 그녀에게 말을 걸기 위해 뛸 듯이 기뻐하며 그의 역할을 잘해냈다. 그녀의 심장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나르시스는 빌라에 도착했다. 그녀는 그 집주인인 것처럼 안으로 들어갔다. 경비가 그녀에게 몸을 숙여 인사했다. 사디야가 아랍 여성들이 기쁨의 표시로 내는 떨리는 목소리로 환호하며 그녀를 맞이했다.

“어서 와. 네가 빌라를 빛나게 하는구나. 오랜만이다.”

그녀는 마담 비올라에게 서둘러 인사를 했다.

“마담 비올라, 대단히 고맙습니다.”

“리와씨에게 감사해야 해. 때마침 오늘 밤 손님들이 오시기 전에 그가 올 거야. 그가 너에게 중요한 볼 일이 있대. 그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돼.”

비올라는 신경 써야 할 것들 때문에 그녀를 두고 나갔다.

나르시스는 사디야가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준비한 방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작은 침실이지만 예뻤다. 그녀는 거울 앞에 앉았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녀의 얼굴이 본래의 얼굴이 아니었다. 대체 그녀의 진짜 얼굴은 어디로 간 걸까. 여기 이 거울에서는 얼굴이 더 예쁘게 보인다. 여기서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뜰 수도 있고 본래의 머리카락 색깔이 어떤 것인지도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입술이 더 예쁘게 보이도록 입술을 매만질 수도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얼굴에 파우더를 바르며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누가 알게 될까 두렵다. 집과 샤마위스 동네에 꼭꼭 숨겨둔 그녀의 꿈 두 가지가 여기서는 분명했다.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에게 말했다.

“나르시스, 두 가지 꿈은 잠자고 있는 것들이 아니야. 심장이 멈추고 육체가 차갑게 식고 영혼이 나간다. 나르시스, 이게 바로 네가 잃어버린 삶이니? 여기서 너는 향수 냄새를 맡고 저기서 너의 코는 오물 냄새만을 맡는구나.”

거울이 마치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나르시스, 일 년만 참으면 졸업하게 돼. 너는 이름난 학교의 교사가 될 거야. 네게는 너만의 특별한 인생이 있어.”

다툼이 격렬하다.

“너는 시골에서 와서 그리로 돌아가게 돼. 그들은 너를 너의 외삼촌과 같은 남편감에게 줄거야. 네가 몰래 갖는 이런 순간들도 앞으로는 가질 수 없어. 이런 순간들은 지난날의 꿈같은 환영이 될 거야. 행복의 근원이 오늘 너에게 있었다면, 내일 행복은 슬픔과 고통으로 너의 평온을 깨기 위한 지난날의 기억 속에 있을 거야.”

그녀는 이런저런 생각들과 씨름하다가 사디야의 목소리에 생각을 멈췄다.

“나르시스 선생님, 리와씨가 응접실에 계세요. 이야기하고 싶어 하세요.”

나르시스는 마련해 준 옷을 입으며 대답했다.

“5분 후에 간다고 말하세요.”

잠시 후 샴사위야가 응접실을 가로질러 새털구름처럼 가볍게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앉아있는 남자에게 재빨리 눈길을 주었다. 비올라는 그날 밤 그녀의 손님들에게 점을 봐준다고 약속했었다. 처음으로 샴사위야와 나르시스는 비올라의 빌라에 함께 있었다. 남녀 손님들은 샴사위야의 입과 눈앞에서 그들의 삶이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스쳐지나간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극도로 흥분해 제 정신이 아니었다.

잠깐 쉬는 동안 샴사위야는 자신을 바라보는 나르시스를 보자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나르시스가 그녀에게 물었다.

“제 손금만 빼고 모든 사람들의 손금을 보셨다고요?”

샴사위야는 그녀의 손바닥을 잡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나르시스가 말해달라고 종용할 때까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얘야, 나무를 오르는 자는 땅의 뱀을 조심해야만 해. 하늘은 너를 비상시킬 날개고 땅은 너를 밑으로 끌어내릴 발톱이니,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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