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⑪ “너는 네 인생을 찾아”

*<샤마위스로 가는 길> 열한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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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샴 와지흐가 화가 난 채 밖으로 나왔을 때 그는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뒤늦게 청춘을 맞이한 것이 분명했다. 그의 아버지 장군 나리께선 아들의 신부를 찾아주는 대신 그 나이에 다시 결혼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부서 동료들에게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자신의 소유라 믿었던 이 빌라를 차지하기 위해 오는 그녀는 누구인가? 어느 가족이 지금 나이의 아버지를 받아준단 말인가? 빌라가 욕심나서가 아니라면 어느 처녀가 그에게 만족한단 말인가? 도대체 그녀는 누굴까? 그의 아버지는 비올라 여사의 빌라에서 밤을 새우지만 그녀의 손님들은 아무도 연금을 받는 노 군인과의 결혼을 원치 않을 것이다. 수많은 질문,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앞 쪽 의자에 놓인 핸드폰을 주워 들고 동료들과 친구들에게 한 사람씩 전화를 걸었다. 그들 대부분은 전화기를 꺼놓고 있었다. 근무시간 중에는 그래야 한다. 그 자신도 그들처럼 한다. 마침내 다른 쪽에 신호벨이 울렸다. 사이드가 자기 아들 생일 파티를 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또 다시 신호가 가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다. 왜 오마르는 답이 없지? 그와 통화하기를 원치 않는 것일까?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인가? 전화기를 원래 자리에 던져놓고 페달을 힘주어 밟다가 이내 속도를 낮추었다. 전화벨이 울렸기 때문이다.

“그래 오마르, 전화했었는데 받지 않아서 바쁠 거라 생각했어. 내 머리가 터질 것 같아. 누군가 얘기할 상대가 필요해. 알 마디 입구 카페에서 삼십 분 뒤에 만나.”

“이건 간단한 얘기야, 히샴. 우리 삼촌은 예순 살에 결혼을 했어. 뭐가 문제야? 너는 이제 독립된 남자야. 네 아버지는 네 말로 보아 너에게 인색하지도 않잖아.”

이것이 히샴이 그에게 모든 것을 얘기했을 때 처음으로 오마르 압둘 라티프가 한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만족할 수 없었고 덧붙여 얘기했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구세대가 아니잖아. 내 아버지도 너의 아버지도 우리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어. 직장 내에서도 정이 넘쳤었지. 어느 누구도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폭력 문제나 범죄 행위들을 겪지 않았지. 지금 우리는 범죄자들을 금지된 수많은 방법으로 대해줄 수 있어. 우리는 그를 불로 지지거나 쇠사슬로 때려야 해. 그의 딸들을 가지고 협박하거나. 그가 싫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그를 응징해야 해.”

“그래서 우리 아버지가 새 부인과 아이들을 데려오도록 내버려두란 말이야?”

“히샴, 너는 이해하기를 원하지 않는구나. 이건 그의 인생이야. 너는 네 인생을 찾아.”

히샴은 잠시 머뭇거리다 그에게 사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적당한 아가씨를 만났어. 그녀와 얘기를 해보려고 했지. 그런데 그녀는 나를 피했어. 그녀의 아버지는 우리 이웃이고 대학교수야. 그녀는 이집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어. 아주 순진한 여자야. 그런데 나를 피하고 난처하게 만들었지.”

오마르가 큰 소리로 웃더니 시샤의 돌을 갈기 위해 카페 종업원을 불렀다.

“히샴, 너 이상하구나. 다시 그녀에게 두 번 세 번 계속 시도해봐. 만일 계속 그녀가 거절한다면 그녀에게 예의를 가르쳐줘. 그녀 아버지에게 직접 그녀를 부탁해보라고 말하진 않겠어.”

“좋아. 만일 그녀 아버지가 또 거절한다면?”

“그에게도 딸과 함께 예의범절을 가르쳐 줘야겠지.”

오마르는 뻔뻔하게 웃으며 담배 연기를 응시하고 있는 히샴에게 시샤를 건넸다.

18
모두 다 숨을 죽이고 조용해졌다. 이마드의 발자국 소리는 화가 나 있었다. 그의 양 다리는 분노와 참혹함으로 자갈돌을 차고 있었다. 그의 외삼촌 나빌은 조심스럽고 빠른 걸음으로 조카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이마드와 그의 누이에게 너무 무관심했음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정신 나간 나르지스가 밖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그녀는 기도 시간을 지켜 기도를 했고 얌전하고 우수한 학생이었다. 그가 그녀와 무엇인가 논쟁을 벌일 때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지긴 했지만 그것이 젊음의 징표라 믿었다.

그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듯이 그녀도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 믿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이지, 나르지스?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이마드?

“이마드, 지금 어디로 나를 데려가는 건지 말해 줘.”

“서두르지 마세요, 외삼촌. 알 가이딴(농장)에 들어서면 말씀드릴게요.”

한 시간 전 먼지 날리는 이 길을 건넜던 이마드와 지금 다시 이 길을 돌아오는 이마드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두 사람이 모두 길을 지나왔을 때 이마드는 전화 통화에서 있었던 일을 외삼촌에게 조용히 얘기했다. 그의 누이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어느 부인의 집에 있으며, 그 부인에 대해 이웃인 카림 박사로부터 들은 얘기는 수없이 밤에 파티를 열며 그녀의 손님들은 특이하고 수상한 거래들이 오고 간다는 등.

“좋아, 이마드. 이건 장군의 얘기이고, 그 샴 지역 사람과 마그립 사람이 연관되었다는 얘기는 뭐야?”

나빌 주나이힘은 말을 하도록 그를 내버려 두면 더욱 흥분할 것이라 믿고 이마드를 진정시키기 위해 물었다.

“이게 참 이상해요, 외삼촌. 뭔가 결탁을 한 거 같아요. 장군은 바로 카림 박사의 또 다른 이웃인데 어떻게 그 둘이 나르지스에게 일어난 일을 감추기로 합의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

나빌 주나이힘은 생각해 본다. 나르지스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단 말인가?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다 올바른 사람들이고 그녀의 잘못으로 인해 받게 될 고통을 감당하지 못할 텐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알면 그 둘은 이성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오빠는 다른 청년들 앞에 설 면목도 없을 것이다. 그 자신조차도 아내 샤흐라자드 앞에서 수치심을 느낄 것이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그의 자녀들과 그 자신을 욕할지도 모른다.

“이마드, 들어봐. 나는 지금 네 안의 이성적인 남자에게 얘기하는 것이지 내 조카에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야. 이 문제는 현명하게 처리해야 해. 불명예스런 소문은 더 잘 나는 법이거든. 네 누이가 만일 잘못했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수치겠지. 만일 우리가 그녀에게 벌을 준다면 결과는 더 참혹해질 거야.”

이마드는 외삼촌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몰랐다. 나빌 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의 화를 돋웠다. 길 중간쯤 왔을 때 이마드는 슬픔과 수치심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일이 어떻게 될지는 그 자신도 알지 못한다. 구원을 청하듯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땅이 꺼져 그를 삼키라고 기도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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