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⑧ “엄습하는 불안”

*<샤마위스로 가는 길> 여덟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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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르와 통화를 마친 카림 박사에게 불안이 엄습해 왔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귀국하며 카이로 국제공항에?발을 내딛는 순간, 그간 사람들과 떨어져 살면서 누렸던 인위적인 평온은 사라졌다. 그는 자신의 생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임무를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또한 다니야가 바르게 성장하고, 그른 것과 올바른 것을 구별하고, 공부를?잘 해서 그의 대를 이어받아 화가의 길을 갈 것이라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이 ‘벽을 따라 걷도록 노력하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려고 애썼던 그에게 지금 벽이?무너지려 하지만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녀도 그것을 막을 만한 힘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가 돌아와 빌라에서 살 준비를 시작할 때 문제들이 시작되었다. 마담 비올라가 그에게서?빌라를 사기 위해 그에게 왔다. 그는 그녀에게 팔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녀는 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금액을 일시에 그에게 지불하겠다고 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방에서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세탁 자금을 가지고 도망간 사람들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기 시작한 후라 카이로 중심가에 있는 적당한 아파트 한 채 가격이 그 보다 높아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11년 전 그가 빌라를 십육만 오천 파운드에 사면서?빌라에 마음을 빼앗겼다. 빌라 앞에 2끼르트(1끼르트는 175.035㎡이고 1/24펫단임)의 땅도 살 수 있었다. 그 땅은 자신만의 다양한 색깔을?한 열린 아틀리에로 만들기 전, 당나귀들이 즐겁게 지내도록 울타리를 치고 싶지 않은, 초록빛으로 물든 땅이었다.

제일 끝 빌라에 사는 이웃이 어느 날 아침 그에게 올 때까지 그는 자신의 빌라가 이 정도까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지 몰랐다. 그도 빌라를 사기 위해 백만 파운드를 제시했다. 리와는 카림 박사에게 말했던 대로 아들의 거처로 만들고 싶어 했다.

“사실 나는 빌라 한 채를 갖고 있습니다. 아들이 나와 살 수 있지만 제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요.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편치 않아요. 우리 나이의 사람이면 누구보다 많은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압니다. 당신도 나처럼 그 빌라를 20만 파운드도 주지 않고 샀을 겁니다. 제가 그 가격의 다섯 배를 드리겠습니다. 나에게는 곳곳에 당신을 위해 앞으로 사실 집을 구해 드리고 가격도 흥정해 줄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리와의 말 속에 감춰진 협박은 카림 박사를 두렵게 했다. 그는 혼잣말을 했다.

‘우리나라엔 법이 있고, 내 서류들도 확실합니다. 고아의 손 안에 있는 케이크가 놀랍게 보이는 경우와 같군요.’

카림 박사의 가슴을 콕 찌르는 탄식이 절로 났다.

‘리와의 아들은 내 딸에게 뭘 원하는 걸까? 우연인가? 경고의 메시지인가? 아니면 힘으로, 건장한 근육으로 겁을 주려고?’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강하게 들리자, 그는 발코니를 향했다. 히샴의 자동차가 빌라로 나있는 흙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그와 만나야 하나? 아니면 그와 다니야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기대하나? 비겁함과 이성적인 것과의 분명한 경계는 어디에 있는 걸까? 개들이 그들의 주인을 맞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까마귀 울음 같은 공터의 고요를 깨는 히샴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카림 박사는 빌라 안뜰로 내려섰다. 그는 도로를 보려고 뜰을 가로질러 대문을 나왔다. 그는 도로 위에 올라섰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그는 개암 까기 기구의 양날 사이에 낀 열매와 흡사한 자신의 빌라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오른쪽에는 비올라, 왼쪽에는 리와와 그의 아들이 있다.

다니야는 그들 때문에 몹시 힘들어했다. 오랜 기간 해외생활 후 그에게 남은 유일한 장소만을 그들은 원하고 있었다. 그는 정착에 거는 꿈이 악몽으로 변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빌라를 파는 것도 생각해보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이웃들로부터는 과연 그가 안전할까?

멀리서 자동차의 불빛이 보였다. 카디르는 먼지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천천히 길을 내려왔다. 그는 차에서 내려 다니야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재빨리 아버지의 품으로 달려갔다.

“다니야야, 늦었구나. 네 걱정을 많이 했다.”

그는 카디르를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쳐다보았다.

“30분 전에 이미 도착했어야 했는데, 카디르 아저씨, 무슨 일 있었어요?”

카디르는 자동차에서 다니야의 소지품들을 꺼낸 뒤 문을 닫고 카림 박사의 뒤를 따랐다.

“재수 없게 어떤 차가 우리를 가로 막아서 잠시 멈춰야 했어요. 그리고 천천히 끝냈어요.”

다니야는 시선을 리와의 빌라 앞에 주차된 자동차로 돌렸다가 잠시 후 카디르 쪽으로 돌렸다.

“카디르 아저씨, 아저씨는 운전자 얼굴을 못 보셨다고 했지만 그 차는 알아보셨을 거예요.”

카림은 다니야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 그녀를 집안으로 데려갔다. 카디르는 현관 앞에 서서 그의 자동차를 인도에 박을 뻔하게 한 자동차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는 꼿꼿이 서서 중얼거렸다.

“그래 분명히 그 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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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그의 길을 동반하는 것은 짖어대는 개 한 마리밖에 없다. 새들도 잠들었다. 당나귀들도 침묵했다. 모두가 잠자리에 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이마드만이 혼자 작은 수로를 따라 난 좁은 흙길을 지나가고 있다. 그는 카림의 다니야를 생각한다. 집과 빌라 사이의 거리가 밤처럼 분명치 않다. 사실 그 거리는 이마드와 다니야 사이의 거리 바로 그만큼이다.

매일 카림 박사에게 딸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자고 다짐한다. 그는 그의 스승이 그의 고명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카림 박사는?또한 그들 둘 사이의 거리가 멀다는 것도 알고 있다. 카림 박사는 두 사람이 학업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줄까? 이마드는 그녀보다 두 살 위다. 그는 대학 강사가 되기 위해 열심이다.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돈이 없다. 앞으로도 큰 수입은 없을 것이다. 미술시장은 어깨를 펼 수 있을 때까지 수 년 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나는 기다리고 있는데 친척이나 모르는 사람이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그녀의 아버지가 청혼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광기가 이성의 문을 두드릴까 겁이 난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귀에 꿈만을 이야기한다. 그녀도 많은 것을 밝히지 않고 웃으며 그와 그의 꿈을 함께 한다. 그들은 듣기 좋은 말만 주고받는다. 그들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것으로 그는 충분하다. 그녀도 그럴까?

이마드가 집에 도착했을 때 그의 어머니는 그녀의 남동생 나빌 지나훔 선생과 함께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마드의 마음은 슬며시 불안해졌다. 그의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

“엄마, 나르시스가 아직 안 왔어요?”

외삼촌 나빌 지나훔이 대답했다.

“나즈하 병원에서 오늘 밤 보낸다고 했다. 대학 친구이자 국가안보 연구소의 리와 와지흐 이삼 딘의 딸 무루와가 다시 탈진했단다. 내가 리와 부인에게서 전화번호를 받아 병원에 전화했었고, 네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왔다.”

불안한 이마드 아티피는 다시 같은 이야기를 듣자 그 말만 믿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삼촌, 전화번호 좀 주세요.”

화가 난 말투에 나빌 선생은 조카를 바라보고 화를 냈다.

“너, 내 말을 못 믿니?”

“외삼촌, 죄송합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 병원에서 밤을 보낸다는 이야기가 이번으로 두 번째에요. 가장 안전한 것은 제게 그 번호를 주시는 거예요.”

“자, 종이를 가져다 번호를 받아 적어라.”

나빌 선생이 이마드에게 번호를 불러주자 그 청년의 가슴 속에서 화가 불같이 치밀어 올랐다. 그 번호는 카림 박사의 빌라 번호와 두세 곳이 일치했다. 그는 묵묵히 생각했다.

“이것은 나즈하 병원이 아닙니다.”

그는 번호를 갖고 왔던 길로 다시 나갔다.

“괜찮죠!”

이마드의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동생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누님,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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