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⑤ “그녀는 별자리 점을 치는 ‘샴사위야'”
*<샤마위스로 가는 길>?다섯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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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드, 알지? 얘가 가장 고상한 존재라는 걸. 자네는 사람이네. 알라는 우리를 선택하시고 우리에게 특별히 하늘의 계시를 전하셨지만, 당나귀는 나름대로 특별함을 지니고 있어.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은 의자에 앉아 당나귀들을 관찰하고 뛰놀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당나귀들을 화폭에 담는 거라네.”
이마드 카말은 그의 스승이자 친구인 카림 박사의 말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였다. 이마드의 몸매는 건장했다. 그는 카림 박사와 대화를 나눌 때 거의 눕다시피 몸을 기울였다.
카림 압둘 마지드 박사가 그에게 움마(아랍인들의 공동체)를 조언한 것에 따라 그는 대화에 움마를 집어넣었다. 그는 부엌으로 가서 차를 준비해서 들판을 마주보고 있는 발코니로 쟁반을 가져 왔다.
그의 스승이 빌라 뒤편 공터에 다가온 당나귀들 중 한 마리를 관찰하다가, 그의 인기척을 느끼자 당나귀들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존재인데. 틀림없이 자네는 나에게 억눌리고 길들여진 집단으로 말할 거야. 당나귀는 작은 것에 만족하고 많은 것을 참아내네. 그리고 노인이던 어린아이이던 간에 자신들을 끌고 가는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 여기 있다가 조금 전에 간 그 청년은 ‘오늘의 문화’지에서 신문기자로 일하고 있네. 그가 나에게 ‘당나귀를 노래한 대중가수가 있고 마침내 당나귀가 누가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불렀는지 알아냈어요!’라고 말했네.”
이마드는 미학 강의가 없는 날이면 왔다. 그는 학업을 시작하고 2년이 지난 후 그의 스승인 화가 카림 압둘 마지드를 알게 되었고 화가는 그와 가까워졌다. 특히 그가 빌라 근처에 산다는 것을 알고 화가는 그를 집으로 초대했다.
거기서 그는 화가의 딸 다니야를 보았다. 그의 스승은 그를 대단히 좋아했기 때문에 물론 우연이었겠지만 다니야가 학교에 가거나 귀가할 때,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눌 때, 그가 그녀를 보게 되어도 그런 그를 참아내게 되었다.
그가 함께 차를 마시자며 다니야를 불렀을 때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집에 와서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러한 일들은 그녀에게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마드는 대화의 주제를 바꾸려고 애썼다. 화가는 매일 그에게 당나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스승을 잘 알고 있지 않았다면 그가 당나귀와 성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의심했을 것이다. 그의 스승에게 이마드는 물었다.
“매주 ‘오늘의 문화’를 읽는데, 거기에는 한쪽 지면에 공간예술을 다루는 놀라운 기사가 있습니다. 특히 대 비평가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놀라운 시각과 감동적인 말씀이 있어요.”
화가 카림 압둘 마지드는 웃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
“위대할 것도 필수적인 것도 없네.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한 시간 전 자네 앞에 앉아 있던 청년이네. 신문에 실을 인터뷰를 하러 왔었네. 실제 나이는 어려도 내가 보건대 그는 예술을 사랑해서 예술을 공부하고 예술에 관한 책을 읽고 있어. 자신의 전공을 잘 알고 글을 쓰는 이런 청년을 요즈음 찾아보기 드물지.”
이미 바깥 광경에 마음을 빼앗긴 화가 카림 압둘 마지드는 밖을 가리키며 말을 멈췄다.
“이마드, 보게. 암탕나귀가 수탕나귀의 뒤를 따라 오지. 암탕나귀는 수탕나귀가 자신의 시야에서 모습을 감추자, 수탕나귀의 안전을 염려했던 것 같았네. 자네, 알지? 우리들이 당나귀에게 잘못을 저지른다는 것을. 생명체의 감정은 그 끝이 어딘지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 스케치북을 가져다줄래? 어디에 있는지 알거야.”
7
타라로 가는 도중의 샤마위스 인근에 작은 무리의 떠돌이 집시들이 양철과 천으로 지은 천막에 산다. 그들이 존재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는 그들 곁을 지키고 있는 저 비쩍 마른 동물들뿐이다. 밤에만 짖는 개 몇 마리, 낮에만 우는 몇 마리의 염소들. 당신은 샤마위스 농장에서 쓰레기를 주워 모으는 남자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빨리 얻을 수 있는 일이면 뭐든 닥치는 대로 일한다. 여자들 가운데 춤을 잘 추는 이들은 무용복을 입고 명절에 농장에서나 타지에서 춤을 춘다. 말을 소유한 세 명의 청년들은 명절에 온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말을 타고 경주를 하고 춤을 추며 지팡이로 힘겨루기를 한다.
샤마위스 부근의 집시들은 철새처럼 계절을 따라 사라졌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한?여자는 일년 내내 천막에 남아 생활했다. 모두 떠나도 그 여자는 그들과 함께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남자들은 그녀에게 샴사위야(그늘대)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늘대를 소유한 사람들과는 반대로 그녀는 이 땅에 집착해 모두가 타지로 떠나도 떠나지 않고 남아 있었다. 집을 비웠던 집시들이 천막를 지키고 있는 그녀를 찾기 위해 돌아왔다. 만일 그 여자가 그 곳에 없으면 샤마위스 농장에 있는 것이다.
샤마위스 농장과 집시들의 터전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도 샴사위야를 볼 수도 있다. 그녀는 제3의 장소를 한 달에 두세 번 찾았다. 샴사위야는 많은 다른 여자들처럼 별자리로 점을 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점을 가장 잘 쳤다. 그녀는 손금도 볼 줄 알아 남자의 손바닥을 잡고 얼마나 많은 여성과 결혼할지, 그녀들이 얼마나 많은 그의 자식들을 낳게 될지, 그의 딸들이 언제 결혼할지 알았고, 마치 책을 보고 읽듯이 그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아니 그녀는 남자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되풀이해서 들려주었다.
어느 날 사디야가 그녀의 주인인 비올라에게 샴사위야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비올라는 그녀를 데려오라고 사디야를 들들 볶았다. 그녀와 관계있는 여자들 중 한 명의 점을 보러 오는 샴사위야를 사디야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자신을 버렸다고 넋두리를 하고, 비올라와 자신이 점쟁이를 몹시 만나고 싶어 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샴사위야는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그녀를 찾는 사람은 많지만 그녀는 외톨이야. 그녀는 밤낮을 바꾸어 살고 있어. 그녀가 나에게 위로를 구한다 해도 나는 그녀를 결코 즐겁게 해주지 못해. 나는 그녀에게 아랍 커피만큼 쓰디쓴 사실만을 말하게 될 거야.”
사디야가 샤마위스가 했던 말을 비올라에게 전하자 그녀는 집시 점쟁이가 더욱 더 보고 싶었다. 사디야는 혼잣말을 했다.
“내일 그녀는 내가 모르는 것을 말할지도 몰라요. 그러면 나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기억하게 되겠죠. 좋아하지 않는 현재에서 벗어나 매번 불이 꺼지고 시작되는 새로운 영화 장면과 같은 현재의 그녀의 모습으로 살게 될 지도 모르죠. 비올라, 정말 운명이에요!”
사디야는 샤마위스와 나르시스, 그리고 샴사위야의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었다. 그녀는 나르시스를 부르러 갈 때도, 약속을 정하러 샴사위야를 찾아갈 때도 있었다.
새로운 임무로 하녀 사디야가 잠시 머물다 간 뒤 나르시스는 집밖에서 밤을 새우기 위해 지난번과는 다른 이유를 선택했다.
그녀는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 오빠에게 그녀가 안전하다고 믿도록 무슨 말을 할까? 지금껏 써먹은 핑계가 동난 터라 그녀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핑계를 찾아야만 했다.
사디야가 그녀의 이웃인 나르시스에게 비올라의 빌라에 이르는 길을 안내했다. 그녀는 이런 종류의 불안을 껴안고 살았다. 비올라는 하룻밤에 백 파운드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영어와 불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젊은 여성을 찾고 있었다. 하는 일이라고는 술에 취해 혀 꼬부라진 입으로 횡설수설 내뱉는 말들을 옮기는 일이었다.
그녀는 떨면서 빌라로 들어섰다. 그녀는 안에서 보게 될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세상과는 무관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다른 세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쁨이었다. 사디야가 그녀를 이 별천지에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극장 밖에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샤마위스와 비올라의 빌라 사이의 거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가까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늘과 땅 사이, 천국과 지옥 사이만큼 멀었다. 그녀는 두 곳 중 어떤 곳이 천국이고 어떤 곳이 지옥인지 몰랐다.
그녀는 새로운 거짓말로 외출 준비를 할 시각에 옷을 입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악의 없는 가벼운 거짓말은 해가 되지 않을 거야.”
그녀는 백을 들고 중얼거렸다. 그녀는 빌라에 도착해서 입을 드레스와 신발을 사디야 편에 들려 보낼 수 있었다. 거기서 그녀는 화장도 하고 향수를 뿌릴 수 있었다. 그녀는 소매가 달린 옷을 입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간호사들이 신는 신발을 신고서야 가족들과 마을 청소년들 앞을 지나쳐 외출을 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남녀 학생들은 이런 모습의 그녀가 어색하지 않았다. 시골에서 대거 올라온 여학생들은 그런 차림새였기 때문이다. 기차는 그들과 풋풋한 냄새를 함께 실어 왔다. 마치 그들은 들소를 몰다 온 것 같았다. 누가 알까? 과거처럼 오빠나 남동생이 갑자기 그녀들에게 들이닥칠까 그녀들은 학교에서 주의 깊고 단정했다.
그녀는 단정한 옷으로 가려 있었다. 어떤 옷을 입어도 비올라의 빌라에서 그녀는 가장 단정하게 보였다. 저녁 모임에 태워 온 큰 차 속에서 그녀도 다른 여성들처럼 입고 온 옷을 벗어 두었다.
매번 비올라는 그녀를 위해 이유를 마련하고, 그럴싸한 계획을 짰다. 그녀는 리와가 나르시스의 외삼촌 집에 연락을 취하게 하였다. 왜냐하면 그녀의 집에 전화가 없기 때문이었다. 순교자 압둘라 함디 학교의 사회 담당 교사인 그녀의 외삼촌 나빌 지나훔에게 말할 때 리와에게 두려움이 밀려왔다.
“나빌 선생. 국가안보 연구소의 리와 와지흐 이삼 딘입니다. 마음 놓으세요. 나르시스 카말양과 통화가 가능합니까? 제 여식 마르와가 대학 동기입니다. 제 여식이 탈진해서 나즈하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나르시스가 제 여식 곁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해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아내가 제 곁에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르시스 양에게서 전화번호를 얻었습니다. 언제든 병원으로 전화하시면 나르시스와 통화하실 수 있습니다. 23호실입니다. 전화번호를 적으세요.”
사디야가 전화를 받을 것이다. 그녀는 기다리라고 하고 큰 홀 안에 있는 나르시스를 데리러 갈 것이다. 그녀는 음악소리와 소음이 새나가지 않도록 나르시스의 뒤로 방문을 닫았는지 확인도 할 것이다. 그러면 나빌 선생은 확실히 마음을 놓고, 직접 매형에게 소식을 전하러 갈 것이다.
“마음 놓으세요. 제가 직접 병원에 전화했어요. 교환원과 통화하면서 방 번호를 알려주니까 나르시스를 바꿔주더군요. 안심했습니다. 아부 아딜, 그래서 왔어요. 나르시스는 본래 매형 딸이지만 제 딸이기도 합니다. 안 됐지만 리와씨는 딸 걱정에 죽을 지경이었을 거예요.”
나르시스의 어머니는 동생의 말을 믿었지만,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걱정이 휘몰아쳤다.
“아무 일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