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 움푹 꺼진 그의 두 눈
*<샤마위스로 가는 길> 스무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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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마위스 마을의 모스크 응접실에 차려진 조문소에서 아버지는 자신과 먼저 간 딸에 대한 알라의 자비를 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움푹 꺼진 그의 두 눈에서 눈물은 돌이 되어버렸다. 마을사람 전체가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모였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나르지스가 평소처럼 학교에 가기 위해 아스팔트길로 올라섰을 때 갑자기 개들이 덮쳤다는 것이다. 파샤가 개들에게 총을 발사했으나 나르지스를 죽음의 덫에서 구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루와 와지흐 이삼 딘은 고개를 숙인 채 조문실로 들어와 그녀의 아버지에게 입을 맞추고 악수를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조문실 중앙에 의자를 마련해주자 거기에 앉았다. 그의 충혈된 두 눈은 가슴속에 담긴 슬픔을 대변하는 듯 했다. 이마드는 현실을 믿기 어려워하며 괴로움에 휩싸여 조문실 한쪽 구석에 앉아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두 손을 허벅지 사이에 꽂고 있는 모습은 마치 자기 때문에 누이가 개들에게 물렸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어젯밤, 그가 젊은 기자와 카림 박사와 함께 비올라 부인의 집에 가려고 할 때 누이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그때는 이미 누이와 개들이 피범벅이 된 상태였다.
경찰과 앰뷸런스가 왔고 시신은 수술실로 옮겨졌다. 사건 현장은 보존되었고, 아무도 루와 이삼 딘이 나르지스를 구하기 위해 개들을 죽였다고 여기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은 개에게 물어 뜯겨 갈기갈기 찢긴 시신의 염이 끝난 후 묘지로 향했다.
그녀의 옷가지들과 반지와 시계는 한 주머니에 넣어져서 오빠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그것들을 자세히 살펴볼 시간이 없어서 그 주머니를 그냥 가방에 넣고 잠갔다.
이마드는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목격한 후 카림 박사 앞에 쓰려져 있었다. 그러다가 오빠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정신을 차렸다. 어젯밤 그의 누이를 내려놓은 후 잊고 있었던 그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시신을 묻기 전 몇 시간 동안, 그리고 마을 모스크의 조문실에 도착할 때까지 많은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난도질했다. 마치 개들이 그의 누이의 몸을 찢어 놓았듯이 말이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는 어젯밤에 루와 와지흐 이삼 딘이 비욜라 부인의 집에 있었던 것을 보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그의 아들이 카림 박사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사건이 일어나기 30분 전이었다. 아들의 자동차는 제 위치에 있었다. 그렇다면 아들이 나르지스의 뒤에 개들을 풀어놓았단 말인가? 왜 그랬을까?
알 아스따 사이드 마르시가 이마드의 어깨를 두드리고 그를 가슴에 끌어안으며 말했다:
“이마드야, 진정해라. 우리의 주님은 자비로우시다. 네 누이는 천국에 갔다.”
카림 압둘 마지드 박사가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데리고 조문실로 들어왔다. 그들은 나르지스의 아버지에게 입을 맞춘 후 포옹했고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했다. 그리고 카림 박사는 이마드를 찾느라고 두리번거렸다.
그때 알 아스따 사이드 마르시는 이마드에게 귓속말을 했다.
“이마드야, 저 분들이 너를 찾고 계시는 것 같구나.”
이마드는 고개를 들고서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이 먼저 다가왔고 카림 박사가 말을 시작했다.
“이마드야, 마음을 가라앉혀라. 일어날 필요 없다. 내가 네 옆에 앉으마.”
카림 압둘 마지드 박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판에 박힌 말로 이마드를 위로했다.
“얘야, 알라의 자비를 잊지 마라. 모든 사람은 죽기 마련이다.”
알 아스따 사이드 마르시가 거들며 말했다:
“지고하신 알라의 자비가 있기를.”
“나르지스가 죽은 겁니까? 살해된 겁니까? 누가 그녀를 죽였나요? 어젯밤에 그녀가 살인자 앞에 노출된 거지요?”
이마드의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휘몰아쳤고 아무 말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오직 그의 입술만이 흔들릴 뿐이었다. 모스크 응접실의 불빛은 점점 흐려져서 마침내 희미한 촛불처럼 되었다. 그리고 몇 초 후에 바람이 불어와 그것을 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