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이야기] ⑩ “거짓말 같은 사기극”

*<샤마위스로 가는 길> 열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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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드가 화를 낸 채 나가버린 것 그 자체가 그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는 깨달았고 확신했다. 그의 누이는 누즈하 병원에 있지 않았다. 그는 병실 번호를 모르고 있었지만 닥터 카림 압둘 자와드의 번호와 그 번호가 가까운 것에 뭔가 비밀스러운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 지역엔 장군의 빌라와 그의 또 다른 이웃인 은퇴한 여배우의 빌라밖에 없어. 그 두 장소를 알고 있고 그 주인들을 아는 누이는 그 중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전화가 있는 식료품 가게로 가다가 그는 다시 돌아섰다.

‘내가 찾지 못한 병원에 있는 누이에 대해 물어본다 해도 어쩌란 말인가? 이런 소식을 가게 주인에게 숨길 수 없겠지. 그는 내가 그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들을 것이다. 밤마다 베게 밑에서 집에서 사라진 누이에 대해 얘기할 것이고 낮이 되면 그와 그의 부모에게 참지 못할 수치스런 소문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는 시계를 보았다. 저녁 8시 반이 넘어서고 있다. 10시 전엔 잠자리에 들지 않는 닥터 카림에게 전화할 수도 있다. 또 그에게로 가서 전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더 큰 수치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다니야에 대한 그의 계획들과 꿈들을 잊어야 한다.

‘그래, 이젠 외삼촌 집밖에 없다. 집으로 가서 그와 함께 밖으로 나가야겠어. 함께 그의 집으로 가는 거야. 조용히 전화 통화를 해야지. 아무도 수치스런 일을 원하지 않아. 특히 외숙모는 시어머니를 못 견뎌하지. 아니, 그녀는 아무도 참아내지 못해.’

“오, 다행이구나. 나의 아들 이마드, 물 한 모금 못 마신 사람의 얼굴이구나. 아침부터 아무 것도 먹지 못한 것 같아.”

그의 어머니는 그를 젖은 눈으로 맞이했다. 그녀의 마음은 뭔가 고통스런 일이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어디에 상처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전형적인 어머니들처럼 그녀의 세상은 집안이고 그녀의 주인은 남편이다. 바깥세상은 두려울 뿐이다.

나르지스가 중학교를 마쳤을 때, 어머니는 나르지스가 자신을 돕도록 집에 있게 하자고 아버지께 간청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도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교육받은 부인이 그의 남편과 자식에게도 더 나을 것이라고 믿었다.

어머니는 나르지스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신체적으로 조숙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보호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의 딸의 운명은 결국 그를 보호해 줄 남편의 집이라 믿었다. 그래서 아들과 딸을 위해 돈을 쓰기 시작했다. 이마드는 일찍 자립을 하였다. 그에게 여러 언어들에 대한 수업들을 받게 했다. 지금은 그를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 딸도 그 요구가 많지는 않고 만족할 만하다. 나빌 주나이힘 교수가 나르지스에 대해 그에게 물으려고 왔을 때 아버지는 저녁 기도를 막 마치고 나서였다. 잠깐 잠자기 위해 양해를 구했다.

이마드는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먹을 것을 가져오기 위해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외삼촌의 귀에 대고 말했다.

“외삼촌의 도움이 필요해요. 같이 삼촌 집에 갔다가 바로 돌아와요. 나르지스 때문에 애가 타요.”

나빌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드의 손을 잡고 말했다.

“좋아. 번호를 잊어버렸다고 말하자. 내가 안내원에게 누즈하 병원 번호를 물어볼 께. 만약 그 번호가 그대로 남아 있는 번호라면. 이런 몹쓸.”

“잠깐만요.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사디야는 수화기를 전화 옆에 놓고 우선 비올라 여사에게 말을 하기 위해 갔다.

그녀는 후세인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자신의 누이 마르와 와지흐 이삼 알 딘에 대해 묻는다고 말했다.

비올라 여사는 근심어린 얼굴로 그녀와 함께 전화기 쪽으로 왔다.

“누구신지요? 마르와에게는 후세인이라는 오빠가 없는데요.”

“저는 이마드 카말이라고 합니다. 내 누이는 나르지스 카말입니다. 그녀가 이 번호를 누즈하 병원 번호라고 남겼는데, 이건 병원 번호가 아닌 게 확실합니다. 누이와 통화 할 수 있나요?”

비올라는 이마드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 젊은이의 솔직함 만큼이나 그의 질문도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계속 연극을 할 수도 있었지만 멈춰야 한다고 느꼈다.

“잠깐만요, 이마드씨.”

비올라는 서둘러 와지흐와 나르지스가 앉아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장군은 나르지스와의 약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르지스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을 내 맡기고 있었다. 비록 그녀 아버지 나이의 이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잘못이라 하더라도.

“나르지스, 당신 오빠 이마드가 전화했어요. 그는 이것이 병원 번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내 생각엔 그가 여기 와서 우리와 함께 앉아 있도록 이 장소를 알려 주는 게 어떨까 해요. 나는 당신이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가 이해하길 바라요.”

비올라는 마지막 말을 하면서 장군 쪽을 바라보았다.

나르지스는 취한 사람처럼 일어났다. 이마드에게 뭐라고 말하지? 그를 설득할 수 있을까? 그가 우리에게 올까? 그녀에게 일어난 일들을 어디까지 얘기해야 하나.

“이마드, 나 나르지스야. 비올라 여사의 빌라 알지? 알 가이딴 다음 북쪽으로 세 번째 빌라. 기다리고 있을게.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할 것 같아. 지금 봐야겠어. 경솔하게 나를 판단하지 말기 바라.”

나르지스는 상대방이 대답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이마드는 수화기를 세차게 내려놓았다. 외삼촌을 바라보았다. 나빌 주나이힘 교수의 눈빛은 실망감과 고통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토록 거짓말 같은 사기극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마드는 이미 밖으로 나갔다. 그는 이 사실을 노골적으로 말해서 그 얘기가 집 바깥으로 나가 천하의 모든 사람들 귀에 들어가기를 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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