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차] 질병관리청, 백신 4차접종 대상 및 시행시기 곧 논의

암, 백혈병 환자 등 면역저하자의 경우 2차 또는 3차까지 백신 접종을 해도 면역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1월 중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4차 접종 대상과 시행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백신 3차접종 모습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오미크론(omicron)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신규 확진자 중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2월 20일 “지난주 미국 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중 73% 이상이 오미크론 감염자였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12월 1일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뒤 19일 만에 우세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중 오미크론 감염자는 12월 4일 0.7%, 11일 12.6%, 그리고 18일 73.2%까지 급증했다. 영국은 12월 20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9만1743명에 달했으며, 이 중 8044명이 오미크론 감염자였다. 오미크론 감염 후 사망자가 14명에 달한다. 런던에서는 신규 코로나 확진자 중 80%가 오미크론 감염자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월 2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연휴를 맞아 집에 머물다가 가벼운 증상을 느껴 검사를 받은 결과 코로나 판정을 받았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10월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완료했으며, 의사는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감염이 약하다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 따라 5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CDC는 지난 12월 27일 “증상이 없거나 24시간 동안 열이 나지 않는 등 증상이 완화 중인 코로나 확진자”의 경우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줄여도 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미크론 첫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90대 환자다. 1월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오미크론 관련 사망자는 1명, 감염 의심 사망자 1명, 위중증 환자는 1명이다.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감염자는 111명이 추가돼 총 1,318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돌파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오미크론 감염자들의 증세가 ‘경증’이라고 설명해 왔으나,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고위험군에게는 ‘감기 같은 약한 변이 바이러스’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최근까지 오미크론 확진자는 60대 미만 젊은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확진자가 늘고 지역사회 전파가 커지면서 중증도가 높은 취약 집단에 갔을 경우 사망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 발표에 따르면, 오미크론 환자의 사망률(남아공)은 기존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21.3%)의 4분의 1 수준인 4.5%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영국처럼 오미크론 확산을 통해 집단면역(集團免疫)을 이루는 건 우리나라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즉 영국은 누적된 확진자 수가 전체 인구의 20%에 가깝지만, 국내 감염률은 인구 대비 1.2% 정도이므로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 할 수 없다고 한다. 영국은 14만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자 델타 변이가 번질 때보다 코로나 확진자가 2-6배 폭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는 지난 2주간 코로나 확진자가 6배로,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3배 폭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신규 감염자가 그토록 많다면, 중증도가 낮은 오미크론의 긍정적인 영향이 상쇄되고 의료체계 등을 압도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들 국가들의 상황이 우리나라에도 동일하게 나타날 경우, 1일 확진자가 3만-11만명까지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지자체 보건소가 코로나 확진자의 증상 등 정보를 주요 기관과 공유한 뒤 병원 입원, 생활치료센터 입소, 재택치료 가운데 하나를 정해 확진자에게 통보하는 과정이 최대 3-4일 걸리는 경우가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의 급증 사태에 대비해 현재 병원급이 맡고 있는 재택치료 의료진을 동네 의원급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또한 재택치료 환자를 진료하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증등증 환자 수용이 가능한 병원,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 등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원활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1월 중순부터 보급될 예정인 화이자의 알약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는 증상 발현 후 최소 5일 이내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 복용약의 ‘골든 타임’을 놓치면 중증화가 진행될 확률이 커진다. 이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자마자 약 처방을 내리는 의료진과 연계되고 환자가 약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 및 배송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시작했던 이스라엘(Israel)이 4차 접종을 일부 시작했다. 암, 백혈병 환자 등 면역저하자의 경우 2차 또는 3차까지 백신 접종을 해도 면역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1월 중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4차 접종 대상과 시행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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