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백신플랫폼 mRNA기술①]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주목’

코로나 백신은 1년도 안 돼 화이자(Pfizer)와 모더나(Moderna)가 개발에 성공했다. 두 회사가 활용한 mRNA(메신저·傳令 리보핵산) 기술이 백신으로 쓰인 적이 없었기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관점이 완전히 뒤바꿨다.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은 개발에 착수한지 불과 11개월 만에 사용 승인까지 받았기 때문에 ‘초고속 개발’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통상 백신 개발에 5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암하면 역사상 전례 없는 빠른 속도다. 백신은 최근에 대중에게 제공되기 시작했지만, 연구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mRNA 백신을 연구해 축적된 기초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mRNA는 1961년 학계에 처음 등장했다. 즉 DNA의 단백질 생성 메커니즘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단백질 핵심 설계도 역할을 하는 mRNA의 존재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후 mRNA의 의학적 응용을 위한 탐구가 시작되었으며, 1976년 헝가리의 박사과정 학생인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가 mRNA를 바이러스 퇴치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인물이 바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주역이다.

mRNA 방식은 바이러스를 우리 몸 안으로 넣는 전통적인 방식의 백신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스파이크(spike) 단백질(항원)을 만드는 mRNA를 활용하기 때문에 더 복잡하다. mRNA는 DNA에 저장돼 있는 유전 정보를 세포핵 바깥에 있는 세포질에 전달해 단백질을 생성하는 역할을 하고 면역계는 이 항원(抗原, antigen)에 대한 항체(抗體, antibody)를 만들어 낸다. 차세대 ‘백신 플랫폼’으로 불리는 mRNA는 개발 난이도가 높아 글로벌에서 상용화한 기업은 화이자와 모더나뿐이다.

mRNA 메커니즘 <자료 화이자>

새로 개발된 mRNA 백신은 체내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세포에 가르친다. 즉 백신을 코로나19 감염되기 전에 맞으면 인체는 백신(mRNA)의 영향을 받아 스파이크 단백질을 대량 만들게 된다. 이때 인체는 이들을 침입한 항원이라고 판단하여, 이에 대항할 항체를 대량 만들게 된다. 이렇게 미리 형성된 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그들의 돌기 단백질(glycoprotein)을 파괴하여 발병하지 못하도록 한다.

핵산(核酸, nucleic acid)은 모든 생체분자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핵산은 모든 생물의 세포에서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핵산은 세포의 기능 수행에 필요한 세포핵 내부와 외부 정보를 전달하고 발현하는 기능을 하며, 궁극적으로 다음 세대에게 유전 정보를 전달한다. 암호화된 정보는 핵산의 염기서열을 통해 저장되고 전달된다.

모든 생명체의 세포는 다량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포 내부에서는 온갖 단백질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즉 생명체의 세포는 살아있는 동안 필요한 단백질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이때 세포는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나선상 사다리꼴)에 기록된 정보(설계도)에 따라 단백질을 조합한다. 이때 RNA는 단백질 조합에 필요한 아미노산(amino acid)을 찾아내어 설계도대로 합성하는 일을 한다.

코로나19가 낳은 황금알 ‘mRNA’는 21세기 만병통치를 노리고 있다. 즉 암, 독감, 에이즈 정복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mRNA 백신은 주로 암 치료용으로 개발되고 있었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정상 세포와 암세포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다면, 암세포만을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암을 치료하는 mRNA 백신의 원리는 먼저 암환자의 종양 세포조직을 잘라내 돌연변이를 분석하고, 어떤 특정 단백질이 가장 강한 면역반응을 이끌어낼지를 예측해 개인 맞춤형 mRNA 백신을 설계한다. 백신이 환자에게 주입되면 mRNA는 종양 세포의 돌연변이를 이물질로 인식하도록 면역체계를 훈련시키는 단백질을 생산하라고 지시한다. 훈련된 면역체계는 몸 전반에 있는 비슷한 종양 세포를 인식하고 파괴한다.

바이오엔테크(BIONTECH)는 암세포를 죽이는 11가지 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21개 mRNA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黑色腫) mRNA 백신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 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에 지정됐다. 바이오엔태크는 작년 10월부터 대장암(大腸癌) 백신 임상 2상도 시작했다.

바이오엔테크는 독일의 생물학적 제제 제조회사이며 2008년에 설립됐다. 설립자는 터키출신 독일 이민자 우구르 사힌(Ugur Sahin)이며 독일정부로부터 연방공로십자훈장을 받았다. 2020년 코로나19 백신을 화이자와 공동 개발하면서 유명세를 탔으며, mRNA 백신을 처음 발명한 커탈린 커리코(Kariko Kalin) 박사가 수석부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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