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백신 플랫폼 mRNA 기술②] 코로나백신은 ‘국가전략물자’

“보건복지부는 올해 mRNA 백신 임상지원을 비롯해 백신 관련 신규과제로 백신기반 기술개발, 신속 범용백신(universal vaccine) 기술개발, 고부가가치백신 기술개발 등을 시작한다. 이는 정부가 국가전략물자(strategic goods)로서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작년 2월 23일 몽골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호 접종자’가 된 르 오윤-에르데네 몽골 총리.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800만명이 에이즈(AIDS) 감염을 유발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자다. 지난 40년간 여러 차례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모더나는 1월 27일 HIV를 막기 위한 mRNA 백신 1차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지원자 56명은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했다. 이중 48명은 백신 후보물질을 1-2차례 접종하는데, 이 가운데 32명에게는 mRNA 기술로 만든 HIV 면역항원 전달 촉진제가 투여된다. 연구진은 접종 완료 후 최대 6개월간 지원자들을 관찰하며 백신 효과를 입증할 계획이다.

mRNA 발전 가능성에 눈뜬 대형 제약사들은 기술 및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mRNA 기업 인수 및 합병에 나서고 있다. mRNA 백신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기술특허를 둘러싼 법정 분쟁도 치열하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터크는 코로나 백신 출시 전인 2020년 10월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앨리얼 마이도테크놀로지로부터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mRNA가 의약품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최근엔 이 분야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됐다. 다만 mRNA 기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즉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하여 11개월 만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지만, 다른 백신이나 치료제의 경우 임상 시험부터 승인까지 몇 년이 걸릴 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오협회(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 조사에 따르면 임상시험 제1상에 들어가는 신약이 시장에 출시되는 비율은 10%를 밑돌며, 3상 시험까지 가더라도 60%는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다. 이에 mRNA도 감염병을 넘어 사용될 가능성은 있지만, 큰 도약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도 국산 mRNA 백신확보에 지원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신변종 감염병 대응 mRNA 백신 임상지원’을 공모한다. ‘신변종 mRNA백신 사업단’이 과제 진행을 맡는다. 올해 총 164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과제는 신변종 감염병에 신속 대응이 가능한 민간기업 mRNA 백신 임상진입 및 시험 단계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에서 △에스티팜 △아이진 △큐라티스가 각각 국산 mRNA 백신 도전에 나선 상태이며, 큐라티스와 아이진은 각각 1상과 1.2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국가 지원을 받아 올해 상용화까지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힘든 단계인 임상단계를 정부가 지원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임상시험이란 사람을 대상으로 하거나 사람에게서 추출(또는 적출)된 검체나 사람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시험이나 연구를 말한다. 임상시험은 △안전성을 집중 검사하는 제1상 임상시험 △유효성을 집중 검사하는 제2상 △치료적 확증을 검사하는 제3상 임상시험이 있다. 또 △제4상 임상시험은 신약이 시판 사용된 후 장기간의 효능과 안전성에 관한 사항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다.

1상은 동물실험(前임상시험)을 거친 신약을 사람에서 처음 시험하는 과정으로, 약 20-100명을 대상으로 시험하며, 약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안전성 검토를 통해 용량 범위를 확인하고, 약물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 2상은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100-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약리효과를 확인하고 적정용량의 범위 및 용법을 평가한다. 3상은 1-2상에서 효과가 확인된 후에 다수(1000-5000명)를 대상으로 효능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며, 통계적 검증을 한다.

이렇게 임상시험을 하는 것은 의료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임상시험을 할 때는 참가할 사람을 모집해 시행하며, 임상시험은 많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한다. 한국바이오협회(Korea Biotechnology Industry Organization)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은 임상 1상 1-3년(50억원 내외), 2상 2-3년(200억원 내외), 3상 2-3년(1000억-5000억원) 등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여 백신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mRNA 백신 임상지원을 비롯해 백신 관련 신규과제로 백신기반 기술개발, 신속 범용백신(universal vaccine) 기술개발, 고부가가치백신 기술개발 등을 시작한다. 이는 정부가 국가전략물자(strategic goods)로서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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