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10대 생활수칙’과 ‘주요 암 검사 방법’
1971년 12월 23일 닉슨 대통령은 ‘국가 암퇴치법(National Cancer Act)’에 서명하고 ‘암과 전쟁’을 선포했다. 닉슨은 미국 독립 200주년을 맞는 1976년까지 암을 퇴치하겠다고 핑크빛 약속을 했다. 그러나 미국인의 암 사망률은 암과 전쟁을 선포한 5년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암과 전쟁을 선포한 후 50년이 지났지만 암은 아직 정복되지 않고 있다.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 2019년 12월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변종이 출현함으로써 코로나 펜대믹으로 전 세계가 불안에 휩싸여 있다. 암 세포도 돌연변이를 통해 항암제에 내성을 얻고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통계청 발표 ‘2020년 사망원인’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는 30만4948명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사망자 수가 30만명이 넘어선 건 사망원인 통계가 만들어진 1983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만명대 이하로 하락하여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사망원인별로 보면 △암(8만2204명) △심장질환(3만2347명) △폐렴(2만2257명) △뇌혈관 질환(2만1860명) △자살(1만3195명) △당뇨병(8456명) △알츠하이머병(7532명) △간 질환(6979명) △고혈압 질환(6100명) △패혈증(6086명) 순이었다. 암은 2000년 이후 21년째 사망원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해 신규 암 환자는 25만4718명(남성 13만4180명, 여성 12만538명)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2015년 21만8000명에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로 있다. 암을 앓았거나 치료 중인 암 유병자(有病者)는 약 215만명으로 전체 국민 25명 중 1명꼴이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고 이어 폐암·위암·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간암 순이다. 전년에는 위암·갑상선암·폐암 등 순이었는데 폐암이 위암을 제친 것은 전국 단위 암 발생 통계가 집계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인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9%로 남성(기대수명 80세)은 39.9%, 여성(기대수명 87세)은 35.8%로 나타났다. 성별 암 발생 순위(2019년 기준)는 남성은 폐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갑상선암, 신장암, 췌장암, 방광암, 담낭 및 기타담도암이다. 여성은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췌장암, 담낭 및 기타담도암, 자궁체부암, 자궁경부암 순이다.
암 발생을 성별로 보면, 여성은 늘고 남성은 약간 줄었다. 즉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 수는 여성은 전년 290.8명에서 297.4명으로 6.6명 증가했으며, 남성은 308.7명에서 308.1명으로 0.6명 감소했다.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남녀 통틀어 70.7%이므로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생존한다. 최근 5년간 생존율 70% 선을 유지하고 있다. 5년 생존율이란 성별과 나이가 동일한 일반인 대비 암 환자의 5년 뒤 생존 비율로, 100%면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다는 뜻이다.
최근 한국인 암 발생 패턴은 서구화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지에 실린 2040년 암 발생 예측에 따르면, 미국의 암 발생 1위는 유방암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은 여성 10명 중 1명꼴로 유방암에 걸린다. 우리나라는 18명 중 1명 수준이지만 곧 일본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경우 서구식 식습관을 접한 세대가 50세쯤 유방암에 많이 걸리기 시작하여 60대 중반에 최정점을 이룬다. 우리나라도 최근 60대 환자가 늘기 시작했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1%에 달한 2005년부터 남성에게서 전립선암이 폭증하여 현재 남성 암 1위다. 우리나라도 현재 전립선암은 남성 암 4위이다. 암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걸린다.
암을 예방한다는 것은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여 암에 결려 사망할 가능성을 낮추려는 노력을 말한다. 이에 △암과 관련된 유전적 요인 평가 △발암물질을 피하는 것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 교정 △암 예방을 위해 예방접종 실시 △조기 진단을 위한 정기검진 시행 등이 암 예방에 포함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발생 가운데 3분의 1은 예방할 수 있으며, 3분의 1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암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암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은 나이로 65세 이상의 암 발병률은 10만명당 1576.6명으로 35-64세 502.2명보다 3배 이상 많다. 그러나 암의 씨앗이 언제 처음 생기고, 얼마나 오랫동안 은밀히 자라 발병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의대 다나파버암연구소 과학자들은 <셀스템셀>(Cell Stem Cell) 학술지를 통해 희소 혈액암 환자 2명에게서 분리한 암세포의 계통 역사(lineage history)를 재구성해 최초의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시점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63세 암 환자는 대략 19세, 34세인 환자는 9세 때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초의 변이 세포가 생긴 뒤 각각 44년, 25년이 지나 암이 발병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암 사망의 30%는 흡연에 의해, 30%는 식이(食餌)요인에 의해, 18%는 만성간염에 기인하다”고 했다. 그밖에 직업, 유전, 음주, 생식요인 및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의 요인도 각각 1-5% 정도 기여하고 있다.
정부는 2006년 10월 일상생활에서의 건강생활실천을 주요 내용으로 ‘10대 암 예방 수칙’을 제정 공표했다. 국민암예방수칙은 암 예방을 위해 금연과 절주, 건강한 식생활 및 운동실천, 적정체중 유지, 성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안전한 성생활, B형간염 예방접종 등을 권고하고 있다. 이밖에도 직장에서의 발암성 물질 노출의 최소화, 암 조기발견을 위한 정기적인 검진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암예방수칙은 현재까지 알려진 암발생 위험요인에 대한 근거자료와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국내 관련 학회, 병원, 전문기관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암관리위워회 심의를 거쳐 제정됐다. 국민 암예방 수칙은 2016년 3월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를 ‘암 예방을 위하여 하루 한 두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개정했다. 즉 음주에 관하여 절주(節酒)에서 금주(禁酒)로 강화되었다.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생활수칙은 다음과 같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하루 한 두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주요 암 검진과 검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위암: 만 40세 이상, 2년마다(가족력 있으면 30세나 35세부터). 검사 방 법은 위장조영술, 위내시경.
△대장암: 만 50세 이상, 1년마다(가족력 있으면 40세부터). 검사 방법은 분 변잠혈반응검사, 대장내시경.
△유방암: 만 40세 이상 여성, 2년마다. 검사 방법은 유방촬영, 유방초음파.
△자궁경부암: 만 20세 이상 여성, 2년마다. 검사방법은 세포 검사.
△간암: 만 40세 이상, 1년 2회(B형·C형 간염 있으면 6개월마다). 검사방법 은 간초음파, 알파태아단백(AFP) 검사.
△폐암: 만 54세 이상 고위험군, 2년마다. 검사 방법은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