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②] “특별한 예방법 없고, 시중 판매 치료제 효과 입증 어려워”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가을은 탈모가 악화되기 쉬운 계절이다. 습도가 낮고 기온 차가 커지면 모낭(毛囊) 세포가 활발히 활동하지 못해 모발 성장 주기가 변한다. 또한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두피(頭皮)의 기름기와 수분의 밸런스가 무너져 탈모 원인이 된다.

환절기에는 모발 성장이 완전히 멈춘 휴지기(休止期) 모발 비율이 증가하면서 갑자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급성 탈모에 시달릴 수 있다.

탈모(alopecia)란 빠지는 머리털이 새로 나는 머리털보다 많거나 두피가 드러날 정도로 모발이 빠진 경우를 말한다. 즉 비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 혹은 머리숱이 적어지거나 부분적으로 많이 빠져 대머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성모(굵고 검은 머리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동양인은 평균 약 10만50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있으며, 하루에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으로 본다. 서양인의 금발인 경우에는 모발이 가늘고 밀도가 높아 약 14만개의 머리카락이 있다. 인간의 머리카락은 1일 0.35mm 정도 자라며, 머리카락의 표면에는 비늘 같은 무수한 표면가죽인 큐티클(cuticle)이 붙어있다. 큐티클은 머리카락 내부를 보호한다.탈모증 진단은 일반적으로 환자의 임상 양상과 병력을 통해 진단하게 된다. 각각의 특징적인 임상 양상으로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증을 진단할 수 있다. 휴지기 탈모증은 탈모의 원인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영양결핍증이나 내분비 질환 등 의심되는 원인 질환이 있을 때는 해당 질환을 찾아내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은 탈모 초·중기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바르는 탈모약 미녹시딜(minoxidil)은 모발의 성장 촉진, 부피 증가, 성장기 연장, 혈류량 증가 등의 기전을 통해 탈모를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크라넬(ell-cranell)은 탈모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고 모낭세포의 증식을 촉진해 여성형 탈모에 효과 있다고 알려져 있다.

먹는 탈모약에는 피나테드(Finated), 프로페시아(Propecia), 아보다트(Avodart) 등이 있으며 남성 호르몬의 기전에 관여하며 가임(可妊) 연령기 여성의 경우 금기다. 또한 간(肝)대사를 통하므로 간 기능 이상이 있는 사람은 신중한 복용이 필요하다. 원형탈모증 치료는 스테로이드(steroid) 제제, 면역요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휴지기 탈모증은 원인이 제거되면 모발이 회복되므로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발이식은 주로 후두부의 공여부(供與部) 모발 뿌리인 모낭을 보통 500-5000모 사이에서 필요한 만큼 채취하여 이마나 정수리 때론 눈썹, 음모와 같은 수혜부(受惠部)에 식모기, 슬릿 등을 이용해 옮겨 심는 시술이다. 슬릿(SLIT)은 가는 바늘과 같은 도구로 모발이 심어질 곳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 후 분리된 모낭을 하나씩 심는 것이며, 식모기(植毛機)는 마치 샤프펜슬과 같이 생긴 기구에 모낭을 끼워 구멍을 냄과 동시에 모낭을 심는 방식이다.

시술 직후에는 이식 부위에 울긋불긋한 붉은 딱지들이 남아서 혐오스럽지만, 며칠 지나면 딱지는 떨어진다. 심은 털이 생착하는데 약 2주가 걸리므로 최소 1주 동안에는 이식부위에 물리적인 자극을 피해야 한다. 약 2주-3개월 사이에 이식한 모낭의 줄기인 머리카락은 빠지고 뿌리는 자리 잡게 되는데 이후 머리가 자라는 속도에 따라 3-4개월부터 연모를 발견할 수 있으며 최종 경화는 짧으면 6개월에서 길면 1년 정도 지켜보게 된다.

탈모증은 조기에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남성형 탈모에 콩, 두부, 된장, 칡, 채소 등과 같은 이소플라보노이드(isoflavonoid) 함유 식품이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흡연은 두피로 공급되는 혈류 양을 줄일 뿐 아니라 담배연기 자체가 탈모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간접흡연도 피하는 것이 좋다. 급격한 영양섭취 제한과 다이어트, 급격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은 휴지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음식은 모발을 건강하게 해주는 성분인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영양 불균형과 더불어 비만도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평소 당류나 지방 섭취가 잦으면 탈모에 노출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면이 부족하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도 탈모가 악화되기 쉽다.

현재 의학적으로 입증된 탈모 예방법은 없으며, 시중에 판매되는 탈모 관련 제품들 역시 탈모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이 많다. 또 일부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탈모를 치료하는 기능성 식품은 없다.

두피가 너무 젖어 있으면 미생물 번식이나 두피 피부염 악화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세발(洗髮) 후에는 충분히 말리는 것이 좋다. 두피가 과도하게 건조하다면 세정력(洗淨力)이 약한 샴푸나 두피용 보습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름철과 같이 강한 자외선은 두피나 머리카락에 좋지 않으므로, 두피 보호를 위해 외출할 때는 모자를 잠시 쓰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하루 종일 모자를 쓰고 밀폐하는 것은 두피의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탈모가 의심되면 원인과 두피 상태, 진행 정도에 따라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악화를 막는 길이다. 탈모는 증세와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 상담 후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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