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①] 종류 다양해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 알아야 치료 쉬워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탈모로 인하여 야기되는 상태를 탈모증이라 한다. 두피에 뚜렷한 변화 없이 머리카락이 진행성으로 빠지는 탈모는 안드로겐(androgen) 탈모증, 원형(圓形) 탈모증, 휴지기(休止期) 탈모증 등이 가장 흔하다. 탈모 종류에 따라 치료법 또한 달라지므로 탈모 치료에서는 정확한 진단과 원인 감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탈모는 임상적으로 흉터가 형성되는 것과 형성되지 않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흉터가 형성되는 탈모는 모낭이 파괴되므로 모발이 재생되지 않는다. 또 흉터가 형성되지 않는 탈모는 모낭이 유지되므로 증상이 사라진 후에 모발이 재생된다.

탈모는 크게 급성과 만성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급성 변화는 평소와 다르게 머리가 많이 빠지거나 특정 부위의 털이 없어지는 증상이다. 만성적 변화는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 같지는 않으나 머리카락이 서서히 가늘어지거나 밀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경과는 남성형 탈모의 경우 탈모의 진행 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나 일반적으로 대머리가 이른 나이에 빨리 시작된 경우 심한 대머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원형 탈모반은 치료가 잘 되지만 재발하는 경우도 있고, 온머리 탈모증(전두탈모증)이나 전신 탈모증의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 휴지기 탈모는 가역적인 질환으로 원인이 제거되면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회복된다.

안드로겐 탈모증이란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머리의 앞쪽과 정수리에 존재하는 털뿌리에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활성이 높아져서 생기는 탈모를 말한다. 남성에서는 남성형탈모, 여성에서는 여성형탈모라고 불리기도 한다. 남성형 탈모증의 발생은 유전적 원인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중요한 인자이며, 여성형 탈모에서도 일부는 남성형 탈모와 같은 경로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임상적으로 그 양상에 차이가 있다.

국내 50대 남성의 경우 세명 중 한명꼴로 안드로겐탈모증이 나타나므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여성에서도 비교적 흔하며, 여성 몸에도 안드로겐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슷한 기전으로 탈모가 진행된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과 달리 앞머리선에는 큰 변화 없이 정수리 쪽의 모발이 점진적으로 가늘어지고 밀도가 떨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

여성 탈모는 여러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월경이나 임신, 출산, 폐경 등으로 호르몬 변화가 심해 외부의 자극에 민감해지면서 탈모를 유발하기 쉽다. 특히 폐경 이후 더 자주, 급격히 발생할 수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이 여성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원형탈모증은 자가 면역질환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나 감기 몸살 같은 급성질환 이후 몸에 면역학적 변화가 생기는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머리털의 뿌리 부분이 손상을 받아 발생한다. 원래 면역세포는 외부 병원체나 암세포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면역에 이상이 생기면 머리털 뿌리 부분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머리카락이 자라지 못하고 갑자기 끊어지는 현상이 머리의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므로 동전 모양으로 탈모가 시작되고, 심해지면 머리의 넒은 부위로 진행된다.

휴지기탈모증(休止期脫毛症)은 생장기 모발이 몸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탈모로 모발 일부가 갑자기 성장을 멈추는 휴지기로 변해 한꺼번에 빠지는 탈모를 말한다. 심한 다이어트나 큰 수술을 받았을 때 흔히 나타나며, 만성빈혈 또는 갑상선질환이 있는 환자, 출산 여성 등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탈모도 휴지기탈모의 한 유형이다.

개개의 머리카락은 수명이 있다. 하나의 모낭에서 털이 3-7년 정도 자라고, 그 자리에서 새로운 뿌리가 만들어지면서 자라던 모발은 빠지고 새로운 주기의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나는 현상이 평생 반복된다. 휴지기탈모는 건강하게 잘 자라던 생장기의 모발이 몸의 이상에 의해 갑자기 성장을 멈추는 휴지기로 변하는 현상이다. 휴지기로 바뀐 모발은 2-3개월 내에 빠진다. 한꺼번에 휴지기로 변한 털들은 한꺼번에 빠지게 된다.

남성형 탈모는 대머리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서 20대나 30대부터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탈모가 진행된다. 이마와 머리털의 경계선이 뒤로 밀리면서 양측 측두부(옆머리)로 M자 모양으로 이마가 넓어지며 머리 정수리 부위에도 탈모가 서서히 진행된다.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와 비교하여 이마 위의 모발선이 유지되면서 머리 중심부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는 특징이 있다. 탈모의 정도가 약하여 남성형 탈모에서처럼 이마가 벗겨지고 완전한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원형탈모증은 다양한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모발이 소실되어 점처럼 보이는 것)이 발생하는 점이 특징이다. 주로 머리에 발생하며, 드물게 수염, 눈썹이나 속눈썹에도 생길 수 있으며 증상 부위가 확대되면서 큰 탈모반이 형성되기도 한다. 머리카락 전체가 빠지면 온머리 탈모증(전두 탈모증), 전신의 털이 빠지면 전신 탈모증이라 구분한다.

휴지기 탈모증은 원인 자극 발생 후 2-4개월 후부터 탈모가 시작되어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감소하게 되며, 원인 자극이 제거되면 수개월에 걸쳐 휴지기 모발이 정상으로 회복됨에 따라 모발 탈락은 감소하게 된다. 탈모증 중에서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원형 탈모증과 대머리이고, 이들은 모두 흉터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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