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겨울철 재유행 불가피…확진자 최대 20만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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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오미크론 하위변이 300여종을 추적 중이지만 그 영향 평가는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수의 오미크론 파생 하위변이가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하여 전 세계가 또 한 번 재유행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비상사태(PHEIC)가 유지되면 코로나 검진과 백신, 치료제 무상 제공이 가능하다.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정기석 교수(한림대 호흡기내과, 前 질병관리본부장)는 자연면역(코로나19 감염을 통한 면역 획득)과 인공면역(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 획득)의 지속 기간을 120일로 보는데, 이를 토대로 계산한 60세 이상의 코로나19 면역자는 현재 450만명 정도다. 이는 60세 이상 고위험군의 35%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65%는 이번 동절기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겨울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최다 2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겨울철 변이 바이러스 유입 등으로 확진자가 하루 최다 20만명까지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코로나 겨울철 재유행이 본격화했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월 9일 이같이 밝히고 “감염재생산지수도 3주 연속 1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감염재생산지수(Rt)는 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값이다. 지수가 1을 넘으면 유행 확산, 밑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최근 늘어났다.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에도 불구하고 방역당국은 대응 역량이 충분하므로 별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하루 유전자증폭검사(PCR) 건수는 최대 85만회가 가능하며, 신속항원검사(RAT) 검사의료기관도 1만2327개소를 보유하고 있다. 전담병상은 6천여 개가 보유돼 있으며, 정부는 1만2천개의 일반격리 병상을 추가 준비 중이다. 먹는 치료제는 현재 200만 4000명분이 확보돼 있다.

독감(인플루엔자) 환자도 크게 늘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23-29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9.3명으로 직전주(7.6명)보다 22.4% 증가하여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13-18세는 1000명 당 19.9명으로 일주일 만에 30.2% 급증하여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의 4배가 넘는다.

한덕수 총리가 밝힌 겨울철 확진자 전망치는 지난 여름 예측치보다는 적지만 실제 여름 유행 때 발생한 확진자 규모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지난 7월 초 시작한 여름 유행 때는 확진자를 당초 20만-28만명대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8월 중순 18만명대에서 정점을 찍고 규모가 서서히 감소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1월 들어 7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방역 당국은 동절기 추가접종, 먹는 치료제 적극 투약, 감염 취약 시설 보호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확진 또는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국민이 3500만명에 이르면서 사회적 면역력이 상당 부분 떨어져 있다. 이에 신속한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감염이나 접종으로 획득한 면역은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하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며 “중증 사망 위험이 높은 건강취약계층과 60세 이상 고연령층, 요양병원·시설과 같은 감염취약시설 거주·이용자, 중증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기저질환 보유자는 반드시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이 올 겨울 7차 유행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하지만, 백신 예약률과 접종률은 18-59세뿐만 아니라 6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도 미미하다. 이는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아지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가는 와중에 반복적인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인구 대비 접종률 현황(2022년 10월 28일 기준)은 1차 접종 87.9%, 2차 87.1%, 3차 65.6%, 4차 14.7%, 개량백신 1.6%이다. 이에 개량백신 접종률은 4차보다도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접종률 하락은 백신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지난 9월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백신혁신센터 천병철 교수팀이 실시한 ‘코로나19 백신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1.9%로 절반을 조금 넘었다. ‘정부에 의해 제공되는 모든 백신은 유익하다’에 동의한 비율은 39%, ‘백신 제공자(정부, 제약사 등)로부터 받는 백신에 대한 정보는 신뢰할 만하다’에 긍정적 응답을 한 비율은 40.7%에 그쳤다.

국내 60세 이상 고령층 중 백신과 감염에 의한 것을 모두 합쳐도 전체의 35%만 면역을 갖추고 있다. 이에 지난달 11일 60세 이상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동절기 추가접종을 시작했으며, 지난 7일 18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이 강한 상황에서 고위험군은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개량백신을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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