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코로나19 발병시 대책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9월 22일 회의를 열고 ‘추석 방역 및 의료 대책’을 논의했다. 중수본은 코로나19 확진 시 외출 및 친족 모임을 자제하고 격리(5일) 할 것을 권고한다며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방문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역 당국은 특히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박민수 중수본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먹는 치료제 처방병원, 조제약국, 선별진료소를 안내하고 차질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며 “연휴 기간 운영 시간, 진단검사 실시 여부를 미리 확인해 의료기관을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방역 수칙을 실천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 부본부장은 “지난주 코로나19 일평균 양성자(표본감시 체계의 확진자) 수는 1천600명대로 5주 연속 감소하고 있고, 전국의 중증 병상 가동률이 30% 이하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지난달 31일 4급 전환 후에도 방역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31일 코로나19의 감염병(感染病)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과 함께 추가적인 방역 완화조치가 실시됐지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나 요양원 등 취약시설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남아 있다. 방역 당국은 감염 시 건강 피해가 큰 의료기관과 감염취약시설 감염관리를 위해 입원 또는 입소 전 선제검사 지원체계를 유지한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다른 호흡기 질환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코로나19와 관련한 긴급사태 선언을 종료했다. 그러나 지난 8월 26일 기준 일주일간 코로나 입원환자 수가 17만명을 기록해 전주 대비 16% 증가하는 등 다시 확산세를 보이자 시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독일은 코로나19 XBB.1.5 변이에 대응한 백신 추가 접종을 지난 9월 18일 개시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장관은 베를린 연방군병원에서 직접 코로나19 XBB 변이 대응 백신 추가접종을 받으면서 “코로나19는 독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라우터바흐 장관은 “특히 60세 이상과 취약 집단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면서 “계속 장기 코로나19 후유증(롱 코비드)과 같은 후속 질환이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예방접종위원회는 60세 이상과 특정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만 추가접종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 규모가 코로나19 XBB.1.5 변이 대응 추가접종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라고 독일 의료계는 내다봤다. 독일 보건부는 독감 예방접종과 코로나19 XBB.1.5 변이 대응 백신 접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며,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XBB.1.5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화이자 백신 404만 회분이 9월 18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들어온 물량을 포함해 총 1000만 회분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 백신은 지난 8월 말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받은 후 9월 1일 곧바로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해 9월 12일 승인받았다.
이 백신은 최근 국내에 유행하는 EG.5와 BA.2.86(피롤라, Pirola) 같은 변이에 대해 접종 이전보다 열 배 가까이 높은 면역 형성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질병청이 설명했다. XBB.1.5 변이는 오미크론(Omicron) 변이 하위 계열 중 하나이다. 질병청은 2023-2024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에 XBB.1.5 대응 백신을 활용할 계획이다.
모더나의 XBB.1.5 변이 대응 백신도 이번 절기 예방접종에 쓰일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은 지난 9월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났다. 우리나라는 10월부터 약 500만 회분이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당국은 앞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도 독감처럼 고위험군 위주로 연중 1회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즉, 낮은 연령대보다 치명률이 높은 65세 이상에 대해 우선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가장 걱정하는 것은 폐(肺) 기능의 손상이다. 실제 코로나19 완치된 뒤에도 폐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4분의 1은 감염 1년 뒤에도 폐 기능이 손상됐다. 특히 고령 환자와 만성질환 환자는 폐 기능이 회복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국립종합대학인 암스테르담대학교 연구진이 2020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폐 기능검사를 한 번 이상 받은 코로나19 환자 301명을 대상으로 일산화탄소 확산능력(DLCO), 폐활량 측정 결과를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했다. 환자들의 평균나이는 51세였으며, 56%가 남성이었다.
301명의 환자 중 30%는 경증, 44%는 중등도, 26%는 중증 또는 위중한 환자였다. 중증 환자는 경증 환자보다 나이가 많고 체질량지수(BMI)가 높았으며, 심혈관질환, 당뇨병, 천식, 만성폐질환 등 만성질환이 많았다. 환자 중 39명은 중한자실에 입원해 평균 6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환자들을 1개월 동안 추적해 관찰한 결과, 환자 중 25%가 폐 기능 장애를 보였다. 장애를 보인 환자들을 증상 정도에 따라 분류하면 경증 11%, 중등증 22%, 중증 48%였다. 또 경증 환자의 26%, 중등도 환자의 23%, 중증 환자의 74%에서 정상 이하의 DLCO가 나타났다. 경증 환자들은 증상 발현 후 1년까지 1회 호흡확산능력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등도 환자의 경우 폐활량 측정 결과와의 개선이 1-6개월에서 나타나지만, 6개월-1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중등도, 중증 환자들은 감염 후 1년이 지나면 DLCO가 개선되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폐 손상이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12개월 뒤의 추적 관찰에서도 폐 기능 장애 유병률은 중등도 또는 중증의 환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유의미한 수치를 보였다”고 말했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에 등재된 4,815만 8,464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안면마비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코로나19 중증도가 높거나, 백신 2차 접종을 하지 않은 감염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안면마비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안면마비는 안면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겨 얼굴 표정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 마비되는 병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따라 감염군 1,159만 3,365명, 미감염군 3,656만 5,099명으로 나눠 4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군은 미감염군보다 안면마비 발생 위험이 24% 더 높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여부 기준으로 나누자 접종하지 않았거나 1차 접종에 그친 대상자 중 감염군의 안면마비 위험은 미감염군보다 84% 높았다. 반면 2차 접종을 마친 대상자 중 감염군의 안면마비 위험은 미감염군보다 20% 높았다.
추적관찰 이전 안면마비 병력이 있던 사람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또는 1차만 접종한 경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안면마비 재발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박상민 교수는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나 1차까지만 접종한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안면마비 증상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