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중의 암’ 폐암①] 암 환자 사망률 중 1위
많은 사람들이 새해 결심 중 하나로 금연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흡연 등 중독성이 있는 습관을 단번에 끊는 것을 영어로는 ‘quit cold turkey(차가운 칠면조 고기를 끊다)’라고 한다. 그만큼 담배끊기가 어렵단 얘기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금연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하여 보건소 금연클리닉, 치료형 금연캠프, 금연상담전화, 병원 금연치료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대한암협회(회장 노동영)는 2월 4일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를 맞아 국내 폐암 환자 286명을 대상으로 폐암 진단 및 치료, 지원 등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폐암 환자의 정보 접근성과 폐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아는 만큼 가까워지는 폐암 이야기(아가폐)’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암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변이검사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286명)의 61%(175명)였으며, 유전자 검사가 폐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58%(165명)였다. 하지만 자신이 진단받은 유전자 변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답한 환자는 본인의 유전자 변이 종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환자의 6%에 불과했다.
최근 치료제가 없던 희귀 폐암 변이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춤 치료를 위해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진단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폐암 진단 시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았다고 응답한 175명의 진단 유전자는 EGFR(45%), ALK(14%), ROS1(4%), KRAS(3%) 순으로 확인됐다.
폐암은 조기 진단도 중요하지만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은 종양의 유전적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최근에는 이미 잘 알려진 유전자 변이뿐만 아니라 희귀 변이에도 맞춤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환자들이 진단 시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과 다양한 맞춤 치료 옵션에 대해 인지한다면 치료 과정이 훨씬 수월해 질 수 있다.
암세포 유전자 검사는 일반적으로 폐에 발생한 암 조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혈액 검체를 이용한 암세포 유전자 검사도 도입되고 있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은 한 번의 검사로 다양한 유전자와 변이 유형을 검출할 수 있는 최신분석법이다. 의료기술의 발전과 종양유전학의 발달, 의료보험체계로의 편입(2017년 3월)에 힘입어 NGS를 토대로 한 암 유전자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한암협회가 암 환자의 경제적 부담 등 어려움에 관한 내용을 주관식 문항으로 질문한 결과,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험급여 확대가 필요하다’ ‘약값이 부담된다’ 등의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심리적으로 힘들다’ ‘미래가 불확실하다’ 등의 감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응답도 다수 있었다.
우리나라 폐암 환자들이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찾아보는 곳은 블로그 등의 인터넷 웹사이트지만, 관련 정보에 만족하는 환자는 36% 수준이다. 이에 대한암협회는 지난 1월 25일 폐암 환자들의 정보 접근성 및 폐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아가폐’ 웨비나(Webinar, web+seminar)를 개최했다. ‘아가폐 웨비나’는 암협회 창립 이후 처음 폐암 환자를 위해 시작한 캠페인의 일환이며, 공식 유튜브 채널인 ‘대한암협회’에서 생중계됐다.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박성용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폐암 경험자 등이 패널로 나서 폐암 정보 접근성과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또한 한국폐암환우회, 국제폐암연맹, 유럽폐암협회 등도 영상으로 참여했다.
폐암 환자들은 방대한 정보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기 위한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므로 선진국처럼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은 물론 유전자 변이 검사 등 환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치료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박성용 흉부외과 전문의는 폐암 수술 후 관리법을 소개하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수술로 폐를 일부 떼어내면 폐의 기능이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힘들더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 폐의 기능이 수술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우리나라에서 24만3837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중 폐암은 2만8628건(남자 1만9524건, 여자 910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1.7%로 3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4.5%, 60대가 28.6%, 80대 이상이 19.2%의 순이었다.
그러나 암 환자의 사망률 1위는 폐암이며, 2017년 전체 암 사망자(8만1203명)의 22.9%(1만8574명)를 차지했다. 폐암은 재발이나 전이가 많고 완치율이 낮아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아서 폐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26.7%이다. 이에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하여 국가폐암검진으로 만 54-74세의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자로 저선량 흉부 CT검사를 2년마다 시행하고 있다.
폐는 심장과 함께 흉강을 채우고 있는 장기이며, 가슴의 중심에서 약간 왼쪽 앞부분에 심장이 있고, 나머지 공간의 대부분을 좌우 두 개의 폐가 차지하고 있다. 오른쪽 폐는 상·중·하 세 개의 폐엽(우상엽, 우중엽, 우하엽)으로, 왼쪽 폐는 상·하 두 개의 폐엽(좌상엽, 좌하엽)으로 이루어져 있다.
폐암이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하며, 폐를 구성하는 조직(기관지, 세기관지, 폐포 등)에서 기원한 ‘원발성(原發性) 폐암’과 다른 장기에서 생겨나 폐로 전이된 ‘전이성(轉移性) 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폐에서 기원한 원발성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크게 소세포암(small cell carcinoma)과 비소세포암(non-small cell carcinoma)으로 구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