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중의 암’ 폐암②] “폐암 예방, 금연 외에 확실히 밝혀진 것 없어”
2018년의 폐암 전체 발생 건수 2만8598건 가운데 암종(carcinoma)이 89.1%, 육종(sarcoma)이 0.2%를 차지했다. 암종 중에서는 선암이 48.4%로 가장 많았고, 편평상피세포암이 21.3%, 소세포암이 10.6%, 대세포암이 1.4%, 기타 명시된 암이 7.4%를 차지했다. 그리고 육종 0.2%, 기타 명시된 악성 신생물 0.1%, 상세 불명의 악성 신생물 10.7% 등이다. ‘암종’이란 상피조직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육종’은 비상피성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암’은 육종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인다.
소세포(小細胞)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약 15-30%를 차지하며, 주로 기도(기관지나 세기관지)에서 처음 발병한다. 대개 기관의 표면이나 선을 따라 생성되며, 대부분(80%)은 폐 중앙부에 생기고, 나머지(20%)는 말초에 생긴다. 전반적으로 악성도가 강해서 림프계통이나 혈액순환을 통해 조기에 전이되는 경향이 있다. 치료법과 예후 면에서 다른 종류의 폐암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非小細胞)암이며, 편평상피(扁平上皮)세포암, 선암(腺癌), 대세포암(大細胞癌) 등으로 나뉜다. 편평상피세포암은 주로 폐 중심부에 발생하며, 흡연과 관련이 가장 많은 암종이다. 선암은 폐의 주변부에서 주로 발견되며 최근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이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서 주로 발병하며, 림프절, 간, 뇌, 뼈, 부신 등에 전이가 잘 되는 편이다. 대세포암(large-cell carcinoma)은 폐 표면에서 주로 발생하며, 빠르게 증식하고, 전이되는 속도로 빨라 상대적으로 예후가 나쁜 편에 속한다.
폐 안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암 덩어리가 자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 감각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기관지, 가슴벽 등을 침범하면 비로소 통증을 느낀다.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이나 객담(가래)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수가 많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피가 섞인 가래나 객혈(喀血), 호흡곤란, 흉부 통증, 쉰 목소리, 상대정맥증후군, 뼈의 통증과 골절, 두통, 오심, 구토가 있다.
흉부 단순 X-선 촬영은 폐암 진단에서 가장 기본적인 검사이지만 결핵으로 인한 폐의 침윤과 감별해 내야 하므로 정확한 판독에 유의해야 한다. X-선 촬영에서 고립성 폐결절(肺結節)이 보이면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하여 악성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조직학적 확진을 위하여 객담검사, 기관지내시경검사, 기관지내시경 초음파검사, 경피적 미세침흡인세포검사 등을 시행한다. 그리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폐암의 진행 정도(病期, stage)를 판단한다.
폐암의 치료원칙은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병기(病期)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전신 상태와 치료 적응도에 따라 요법의 선택과 조합이 달라진다. 주된 방법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항암치료), 방사선치료이다.
비소세포암인 경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소세포암은 제한병기와 확장병기로 나누어지며, 제한병기에는 항암과 방사선 병용요법을 사용하며, 확장병기에는 항암을 시행한다.
치료의 부작용으로 수술의 일반적인 부작용은 수술 후 폐렴 등의 합병증과 가슴과 팔의 통증, 숨이 차는 증상 등이다. 항암화학요법은 오심과 구토, 설사, 변비, 탈모, 빈혈 등이며, 방사선치료는 피부염, 식도염, 방사선 폐렴, 심신피로, 식욕부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폐암은 전이와 재발이 다른 암보다 많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5-80%가 처음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전이를 동반하고 있다. 또한 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의 20-50%가 재발을 보이며, 흔히 전이되는 곳은 다른 쪽 폐, 간, 뼈, 뇌 등이다.
폐암의 위험요인에는 흡연, 간접흡연, 석면 등 직업적 요인, 방사선물질,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이다. 담배에서 7천종 가량의 유해물질이 발견되며, 이 가운데 발암물질로 알려진 것이 60여종 이상이다.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1배가량 증가한다. 약 15%의 폐암은 비흡연자에게 생기며, 이들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간접흡연은 비흡연자가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거나, 흡연자 주위에 있으면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것으로 직접흡연과 마찬가지로 폐암에 걸릴 수 있다. 담배 연기는 담배의 끝에서 바로 나오는 부류연(副流煙)과 흡연자가 내뿜는 주류연(主流煙)이 있다. 간접흡연자는 대체로 주류연보다 부류연에 많이 노출되며, 부류연의 비율이 약 85%이다.
석면과 연관된 폐암은 직업상 노출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석면 이외에도 결정형 유리규산 분진에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비소, 베릴륨, 카드뮴, 6가크롬, 니켈 등의 중금속에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도장공과 같이 특정 작업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폐암 위험이 증가한다. 미세먼지는 WHO에서 정한 1군 발암 물질이다.
방사성물질이 발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우라늄은 소세포폐암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특히 흡연자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라듐이 토양이나 암석, 물속에서 붕괴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방사성 가스인 라돈(radon)은 흡연에 다음가는 폐암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편 X-선 촬영이나 CT 같은 검사의 방사선량은 미미하므로 폐암의 발생 원인이 되지 않는다.
폐암의 예방법은 금연 외에는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계몽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의 발생 가능성은 담배를 피운 양과 기간에 비례해서 증가하고, 담배를 끊은 이후에도 위험 감소 속도가 느려 최대 20년까지 폐암의 위험도가 본래 안 피우던 사람보다 높기 때문에 금연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