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차] 어떻게 생명 지키고 불안 이겨낼 것인가?
[아시아엔=이재섭 서울신학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미래설계 컨설턴트] 코로나19 감염병이 우리나라에 전파된 지 3년째 된다. 언제 끝날지 가늠할 수가 없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조심스레 생활방역단계를 완화했으나 2차 백신을 맞은 사람들까지 돌파감염이 되는 등 감염률이 다시 치솟자 정부는 다시 방역조치를 강화하였다.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오지 않을까 가느다란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의 실망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지금도 연일 중증환자와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들의 대부분이 고령자들이어서 어르신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백신정책을 비판하는 집단이 있어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의 실체와 과거 감염병에 의한 인류의 비극과 백신에 의한 극복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어르신들의 불안을 해소해 드리고자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감염병의 정식명칭을 COVID-19라고 붙였다. ‘2019년에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통상 ‘코로나19’로 부른다. 한때 ‘우한 코로나’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자칫 지역 편견과 무분별한 비난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어 쓰지 않고 있다. 감염병과의 싸움은 역사적으로 볼 때 항상 전 지구적, 전 인류적 전쟁이었다. 그러기에 어느 국가, 어느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거나, 미신적 주술에 매달리거나, 정치적 이득을 위한 도구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더 오래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싸움을 우리는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이 치명적 싸움을 걸어온 놈의 실체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그 책임은 물론 일차적으로 의사나 과학자 소관이지만 무엇보다 그들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인류가 수많은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의사들과 기초과학자들의 연구와 발견의 결과를 우리가 존중하고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을 ‘괴질’이라 부르며 신의 진노나 사탄의 간계로 인한 징벌로 여겼다. 인간의 이성을 뛰어넘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굴복한 결과 힘없는 자를 희생양으로 삼거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좋아할 무모한 행동들을 서슴없이 감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보이지 않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생리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동거하게 된 가축들에 기생하는 세균이나, 가축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가 돌연변이 하여 인간을 감염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감염병은 세균에 의한 병과 바이러스에 의한 병이 있다. 이 중 6세기에 로마 인구의 40%를 죽음으로 몰아내고 중세 유럽 인구의 1/3을 사망하게 한 흑사병(페스트)과, 15~18세기 대항해시대에 스페인 군대에 의해 아메리카 주민에게 전염되어 아즈텍제국과 잉카제국의 원주민을 몰살시킨 천연두가 대표적인 세균 감염병이다.
이 외에도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등은 우리나라에도 창궐하여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 것을 나이든 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세균에 의한 감염병들은 20세기 이후 예방 백신과 페니실린 같은 치료제(항생제)가 발명되어 대부분 예방되거나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